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며 강한 결단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선 "지금 우리가 가진 평화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며 임기 마지막까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문 대통령이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선다'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공개했다. 타임은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들을 자세히 소개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진전시킬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전망도 비중 있게 다뤘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고 있다"고 평가하고, "미래 세대가 핵무기를 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이 '상호 신뢰'로 이어졌다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협상 파트너인 김 위원장의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한 반면, 타임은 김 위원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타임은 문 대통령의 평가와 별개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김 위원장은 냉혈한처럼 삼촌(장성택)과 이복형(김정남)을 살해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김 위원장을 '숙청, 고문, 강간, 장기적인 기아를 포함한 반인권 범죄를 지휘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내용을 덧붙였다.
타임은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2019년 북미 간 '하노이 노딜', 2020년 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부침을 겪어온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내년 3월 한국의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시간이 촉박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금은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하면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워싱턴 정가의 인식도 소개했다. 미국이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까닭은 '김 위원장이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며, 그 대가로 한국 기업으로부터 400억 달러(44조 원)에 가까운 투자를 끌어냈고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에 한국의 지지를 끌어냈다고 했다.
타임은 다만 "문 대통령이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아무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도발과 제재, 협상 등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문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타임 표지를 장식한 것은 2017년 5월 이후 약 4년 2개월 만이다. 타임은 당시 문 대통령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네고시에이터(Negotiator·협상가)'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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