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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1.6조로 만든 '알펜시아' 7100억에 팔렸다 "본전도 못 찾은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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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1.6조로 만든 '알펜시아' 7100억에 팔렸다 "본전도 못 찾은 강원도"

입력
2021.06.24 16: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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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알펜시아 KH강원개발에 낙찰
"매각 대금 들어와도 빚 청산 못해"

24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열린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결과 발표 및 양도·양수 협약 체결식에서 최문순(왼쪽 네 번째부터) 도지사, 한우근 KH강원개발 대표, 이만희 도개발공사 사장이 협약서에 서명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열린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결과 발표 및 양도·양수 협약 체결식에서 최문순(왼쪽 네 번째부터) 도지사, 한우근 KH강원개발 대표, 이만희 도개발공사 사장이 협약서에 서명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알펜시아 리조트가 새 주인을 찾았다. 공개매각 시장에 나온 지 10년 만이다. 그러나 혈세 1조6,000억 원을 쏟아부은 리조트를 절반도 되지 않는 7,000억 원대에 팔게 돼 '헐값 매각'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문순 강원지사와 한우근 KH강원개발 대표는 24일 오전 도청 소회의실에서 알펜시아 양도·양수 기본협약에 서명했다. KH강원개발은 전자기기 부품과 조명기기를 생산하는 KH필룩스와 KH일렉트론이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자산규모는 2조 원가량으로 파악됐다.

우여곡절 끝에 주인을 찾게 될 알펜시아의 낙찰가격은 7,100억 원이다. 당초 강원도와 관련 업계의 예상보다 900억 원가량 낮게 팔렸다. KH 측이 알펜시아 C지구 내 스포츠 시설을 매입하면 7,500억 원대까지 늘어난다.

인수 기업은 또 알펜시아 리조트 임직원 모두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양측은 본격적인 계약 협상에 들어가 8월 23일 매각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KH 측은 "알펜시아리조트가 위치한 곳은 미세먼지가 없는 자연이 내린 축복받은 청정지역"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리조트로 발돋움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원도가 동계올림픽을 유치한다며 알펜시아에 쏟아부은 혈세는 1조6,376억 원이다. 그런데 2009년 완공 후 분양에 실패해 1조189억 원의 빚을 졌고, 지금도 7,728억 원의 부채가 남아있다.

산술적으로 알펜시아가 이번 협상을 통해 최대치인 7,500억 원에 매각된다고 해도 220억 원이 넘는 빚이 남는다. 여기에 골프장과 호텔, 콘도회원권 2,600억 원을 제외하면 실제 받게 될 현금은 4,500억 원까지 내려간다.

하루 4,300만 원이었던 대출이자와 '혈세 먹는 하마'로 각인된 이미지 손실까지 감안하면 지난 2009년 이후 12년간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는 지적이 강원도 안팎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이번 매각으로 연간 150억 원이 넘는 이자와 강원개발공사의 부채비율이 낮아져 신규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생기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해명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조성한 알펜시아 리조트. 강원개발공사 제공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조성한 알펜시아 리조트. 강원개발공사 제공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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