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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접촉 거부하며 선 긋는 北, 하노이 회담부터 다시 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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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접촉 거부하며 선 긋는 北, 하노이 회담부터 다시 하자는 것"

입력
2021.06.24 15:00
수정
2021.06.24 15:09
0 0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北, 식량 문제 심각해 국제 지원 위한 밑자락 깔아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 국회포럼: 강원평화자치도 한반도의 평화 비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 국회포럼: 강원평화자치도 한반도의 평화 비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미국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 무의미한 접촉을 거부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북한의 속뜻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부터 비핵화 논의를 재개하자는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시 비핵화 협상을 개최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북한이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 명의의 담화를 잇따라 내놓은 데 대해 "시쳇말로 밀당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해석했다.

그는 "리선권 외무상이 김여정 부부장이 내놓은 담화를 외무성 입장에서도 전적으로 환영한다면서, 미국과 무슨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대화를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며 "그 이야기는 뒤집으면 만약 만나게 된다면 처음부터 아주 본격적인 협상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처음부터 본격적인 협상 원할 것"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제재 해제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결렬됐다. 하노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제재 해제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결렬됐다. 하노이 AFP=연합뉴스

이어 "(하노이 회담 당시)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빅딜안을 내놓기 전 북·미 간에 접점을 만들었던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는 이야기가 미국 쪽에서 간접적으로라도 나오면 (북한이 대화의 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도 미국과 대화 재개를 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국내 경제 사정이 미국과의 대화를 완전히 거절하거나 차단하면서 자기 내부 살림 단속만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식량난이 심각한데 결국 미국과의 대화가 시작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대북 식량 지원이 가능해질 수 있는 밑자락은 자기네가 깔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의 대화가 전혀 열리지 않으면 WFP(유엔세계식량계획)도 움직일 수 없고, 또 우리도 쌀이나 비료를 줄 수가 없고, 중국도 주기가 어렵다"며 했다.

정 부의장은 "본격적으로 본론부터 들어가야 하는데 '흥미로운 신호'라느니 한가한 이야기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사실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이 없으면 김여정 부부장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냥 내버려 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김 위원장은 15~18일 노동당 전원회의 주재 기간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신호"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김여정 나서"

2018년 2월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남북 단일팀 입장에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뒤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2월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남북 단일팀 입장에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뒤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 부의장은 "김여정이 나서는 경우는 완전히 일을 끝장내려고 나설 수도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도 김여정 같은 고위급이 나설 수 있다"며 "(이번에는) 후자의 경우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정 부의장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빨리 미국과 긴밀하게 조율해서 지금 상당히 좋은 방향으로 진전되고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라도 흘리면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창올림픽을 앞둔 2017년 12월 중순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간 연합훈련 축소·조정 문제를 미국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한 발언이 북한한테는 굉장히 좋은 신호로 읽혀서 2월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온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회담에 일절 나가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는데, 그에 대한 답을 안 주고 무조건 만나자는 이야기만 되풀이하니까 시간 버리는 그런 협상은 우리는 관심 없다고 다시 한번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이를 뒤집어 보면 적대시 정책인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라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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