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의원과 원외 인사들로 구성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특보단이 곧 출범한다. 전임 당대표들이 중진급 의원들과 측근 인사들을 주로 배치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여의도 문법’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인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단 의지로 읽힌다.
24일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송 대표는 지난달 취임 이후부터 고민해 온 당대표 특보단 구성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정식 임명한다. 현재까지 확정된 특보단은 총 15명 규모다. 재선 김병기 의원이 특보단장에 내정됐고, 위성곤(재선)ㆍ강선우ㆍ김병주ㆍ박영순ㆍ오영환ㆍ이성만ㆍ이수진(서울 동작을)ㆍ이용우ㆍ허종식ㆍ홍성국(이상 초선) 의원이 특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진ㆍ박무성ㆍ심규명ㆍ정우동 등 원외 인사들도 포함됐다. 김병기, 위성곤 의원을 제외하면 '0선·초선'으로 특보단이 꾸려지는 것이다.
당대표 특보단은 당헌ㆍ당규상 ‘대표를 보좌한다’고 명시된 자문기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이던 시절 활성화했는데, 당시 특보단장은 대야 협상뿐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 공천까지 주도할 정도의 힘을 가졌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 이후 맥이 끊겼다가 추미애 전 대표 체제 때 부활했다.
이런 성격 때문에 특보단엔 대표 측근이나 중진급 인사가 주로 인선됐다. 특보단이 역대 최대 규모(24명)였던 이낙연 전 대표 때는 이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3선 이개호 의원이 단장을 지냈다. 설훈ㆍ전혜숙 등 현재 이 전 대표 대선 캠프에 소속된 측근 의원들을 포함해 재선 이상 특보가 9명이었다. 이해찬 전 대표 체제에선 ‘친문재인계 핵심’ 전해철 의원이 단장을 맡았다.
최근의 전례들을 감안하면, 초선ㆍ원외 인사를 앞세운 송 대표의 특보단 구성은 파격이다. 단장에 내정된 김병기 의원도 송 대표와 특별한 인연은 없다고 한다. 송 대표는 특히 ‘계파 안배’에 주력했다. 김병기·이수진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오영환·홍성국 의원 등은 이낙연 전 대표를 돕고 있다. 이성만 의원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근으로 분류된다.
송 대표 측 관계자는 “특보단엔 평소 송 대표와 친분이 없는 이들이 상당수”라며 “민주당의 미래가 달린 대선을 앞둔 만큼 ‘원팀’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대표가 특보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수락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특보단은 송 대표에게 ‘직언’하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한 특보 내정자는 “레드팀(조직 내 전략의 취약점을 발견해 공격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팀)이 되겠다고 했고, 대표도 수긍했다”고 했다. 송 대표는 최근 대선후보 경선 연기와 관련해서도 특보단의 의견을 무겁게 들은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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