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2원전에 대한 폐로 작업을 23일부터 시작했다. 같은 날 간사이전력은 후쿠이현 미하마(美浜) 원전의 재가동을 시작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운전기간 40년이 넘은 노후 원전을 재가동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데 한쪽에선 폐로, 다른 쪽에선 노후 원전 재가동이 시작됐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전날 후쿠시마 제2원전 원자로 건물 안을 점검하면서 폐로 작업을 개시했다. 2064년까지 44년간 진행할 계획인 제2원전 내 원자로 4기의 폐로 작업엔 2,822억 엔(약 2조9,000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사용후핵연료처리 비용을 고려할 경우 전체 폐로 예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후쿠시마 제2원전 원자로 건물에는 9,532개의 사용후핵연료봉이 보관돼 있고, 후쿠시마현은 이를 지역 밖으로 반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폐로 작업으로 발생하는 5만 톤 이상의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방안도 미정이다.
이미 폐로가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6기를 포함, 총 10기의 폐로를 동시 추진하는 전례 없는 작업이 시작된 이날, 후쿠이현에서는 가동 기간 40년을 초과한 노후원전인 미하마 원전의 재가동이 시작됐다.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 원전 운전 기한을 원칙적으로 40년으로 규정한 ‘원전 40년 룰’을 도입했다. 40년이 지나면 자연재해 및 사고 대책을 강화한 규제 기준을 통과한 뒤 관할 지자체의 동의를 얻을 경우 한 차례 최장 20년까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미하마 원전은 이 승인을 얻고 재가동한 첫 사례다.
일본 정부는 안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노후 원전 재가동을 계속 추진 중이다. 온실가스를 대폭 감축하겠다며 ‘탄소중립’ 목표를 내세웠지만 신재생에너지로 이를 달성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원전 신·증설에 매우 부정적인 일본 여론을 고려해 노후 원전 재가동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임시변통’으로 규정했다. 신문은 사용후핵연료의 보관 방법, 만일의 사고 시 피난계획 수립 등을 포함해 국가가 원전 활용 계획과 안전성 문제를 망라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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