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발언 8만 자·2만6000단어 분석
'대선을 바라보며 이준석식 공정과 윤석열을 말하다.' 이달 11일 취임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는 이렇게 요약된다.
한국일보가 11~20일 열흘간 이 대표의 공개 발언(약 8만 자·2만6,000단어, 당선 연설, 회의 모두발언, 라디오·TV 인터뷰)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이 대표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대선'(165회)이었다. '생각' '우리'처럼 별다른 의미가 없거나 '대표'처럼 여러 사람을 지칭할 때 반복해서 사용하는 단어는 제외했다.
'정권 교체'라는 무거운 책임을 떠안은 이 대표의 최대 화두가 '대선'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대표는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우리의 지상 과제는 대선 승리"라고 선언했다. '(대선) 주자'(104회) '선거'(98회)와 같은 단어도 비슷한 맥락에서 자주 언급됐다.
대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가 앞세운 핵심 가치는 '공정 경쟁'이었다. 이 대표는 대표 수락 연설에서 "상대가 높다면 더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 원칙"이라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경쟁'을 58회 언급했다. 하루 평균 6회나 '경쟁'을 강조한 것이다. '공정'은 42회 등장했으며, 경쟁에 뒤따를 수밖에 없는 '노력'(42회)과 '능력'(37회)도 여러 차례 반복됐다. 이 대표는 최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도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며 "경쟁하는 데 있어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질 수 있도록 사회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연을 넓히고 당내 화합을 도모하는 것도 이 대표의 주요 관심사였다. 그는 열흘 사이 '소통'을 54회, '공존'을 25회 언급했다. 당내 공존을 비유한 '비빔밥'은 14회, '샐러드'는 11회 반복됐다. 그는 "정치에 있어 공정함이 유지된다고 하면, 비빔밥 위에 놓이는 신선한 재료들이 공존할 수 있다"며 공정과 공존을 연결 짓기도 했다.
또 '변화'(32회), '개혁(23회)'을 연호하며 "여의도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보수 진영의 특정 대선주자를 집중적으로 거명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회의 모두발언처럼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경우엔 의식적으로 대선주자를 골고루 호명했다. "당 밖에도 문재인 정권과 맞서는 데 충분한 기여를 할 테고 앞으로 기여하실 수 있는 분들이 있다. 굳이 이름을 말하자면 윤석열 총장, 안철수 대표, 최재형 감사원장"이라고 말하는 식이었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호명한 횟수(53회)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0회), 오세훈 서울시장(18회), 홍준표 의원(10회), 유승민 전 의원(9회)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3회,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회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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