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친구와 유족에 할 말 없나' "……"
특가법상 보복범죄 살인 혐의 등 적용
추가 입건 조력자 1명은 불구속 송치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발생한 '오피스텔 감금살인' 사건 피의자들이 22일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함께 살던 친구를 감금해 금품을 갈취하고, 지속적으로 폭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끝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대 남성 2명은 구속 상태로, 1명은 불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쯤 안모(20)씨와 김모(20)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범죄 살인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했다. 두 사람에게는 영리약취(이익을 위해 사람을 납치하는 범죄)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공동강요·공동공갈·공동폭행) 혐의도 적용됐다.
안씨와 김씨는 이날 오전 7시 55분쯤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마포경찰서를 나온 뒤 취재진을 마주했다. 이들은 '보복 목적으로 감금, 폭행을 했나' '사망 가능성을 몰랐나' '살인 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은 변함 없나' '피해자 상태가 나빠졌을 때 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나' '자진 신고한 이유가 무엇인가' '숨진 친구와 유족에게 할 말 없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호송차에 올라탔다.
경찰은 숨진 피해자 박모씨가 저체온증과 영양실조 상태의 알몸 시신으로 발견된 지난 13일 두 사람을 긴급체포하면서 감금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가, 이들이 피해자 사망 가능성을 인식(미필적 고의)했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바꿨다. 경찰은 두 사람이 지난해 박씨에게 상해죄로 고소당하자 보복 목적으로 주거지에 감금한 뒤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한 끝에 살해했다고 결론 내리고 형량이 높은 특가법상 보복범죄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수사 결과 두 사람은 박씨의 고소로 올해 1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되자 앙심을 품고, 박씨를 대구에서 서울로 데려와 지난 4월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감금하고 지속적으로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감금된 박씨에게 고소 취하 계약서를 쓰도록 하거나, 경찰관에게 허위로 고소 취하 문자메시지를 보내도록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들은 노트북을 파손했다는 이유로 박씨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소액 결제를 하는가 하면, 박씨에게 물류센터 일용직으로 일하게 하고 급여를 빼앗는 등 총 600만 원 가량을 갈취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9~12월 박씨와 함께 지내는 동안에도 여러 차례 폭행 및 상해를 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의 고등학교 동창인 A씨가 범행에 가담한 사실도 확인해 영리약취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안씨와 김씨가 올해 3월 대구에 있던 박씨를 서울로 데려올 때 이들에게 박씨의 동선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A씨는 감금과 폭행 사실에 대해선 알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돼 구속하지는 않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