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9월 중의원 해산→총선→자민당 총재 선거’ 수순으로 ‘재선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도쿄올림픽을 무사히 치르고 백신 접종도 진전시켜 총선 승리를 이끈 뒤, “국민이 뽑은 총리”로 인정받아 총재 선거에서 재선한다는 구상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스가 총리는 17일 긴급사태선언 해제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 (총재) 임기는 올 가을로 정해져 있다. 그때까지 어디선가 (중의원 해산을)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자신의 임기 직전 중의원 해산 의지를 밝힌 것이다. 요미우리는 “스가 총리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까지 끝난 후인 9월 초”라고 전했다. 패럴림픽은 9월 5일 폐막하며, 이 즈음 해산할 경우 중의원 선거일은 10월이 된다.
문제는 총재 임기가 9월 말이어서 총재 선거를 총선보다 먼저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 총재 선거 일정은 규정에 따라 8월 말까지 공표해야 한다. 하지만 신문은 스가 총리가 총재 선거를 총선 후에 치르는 데 집착한다며, 일정 공표 전에 양원 의원총회에서 총재 경선을 뒤로 미루자고 결정하는 방안도 고려한다고 보도했다. 파벌이 없어 당내 기반이 확고하지 않아 총선 전에 총재 선거를 치를 경우 재선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중의원 선거에 승리해 총재 선거를 치르면 ‘파란’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역시 “총선을 먼저 치른다면, 국민이 스가 총리를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 후에 당내에서 (총재를) 바꾸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이런 노림수는 상황이 스가 총리의 의도대로 흘러갔을 경우에 가능한 일이다.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고 백신 접종도 진행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어느 정도 수습되면 경제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다. 그 경우 현재 출범 후 최저인 스가 내각 및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이 다시 상승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올림픽 중에 감염이 재확산된다면 정권엔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 이 경우 ‘선거의 얼굴’로 스가 총리가 불안하다고 보는 의원이 늘어 총리가 원할 때 중의원 해산을 못하게 될 수 있다. 원래 일정대로 9월 총재 선거를 치르고, 여기서 당선된 총재를 선거의 간판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10월 21일 중의원 임기 만료와 함께 의회가 해산하고 11월 총선을 치르게 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