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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캐나다 틱톡 표절? 누리꾼 "틱톡은 원래 그런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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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캐나다 틱톡 표절? 누리꾼 "틱톡은 원래 그런 곳인데"

입력
2021.06.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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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틱톡에 '독도는 우리땅' 영상 만들어 올려
'원본' 동영상은 캐나다 퀘벡 정부서 제작

틱톡 계정 '레스트페페'의 틱톡 영상(왼쪽)과 정세균 전 총리가 올린 틱톡 영상 비교 캡처

틱톡 계정 '레스트페페'의 틱톡 영상(왼쪽)과 정세균 전 총리가 올린 틱톡 영상 비교 캡처

"세균맨이 서양 할머니 영상을 베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때 아닌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정 전 총리가 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올린 독도 홍보용 영상에 '서양 할머니의 영상을 베꼈다'는 지적이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나오고 있고, 일부 언론도 비슷한 취지로 보도하고 나선 것.

하지만 틱톡을 경험한 네티즌들은 이를 당황스럽게 보고 있다. 타인의 영상 아이디어를 변주해 따라하는 것은 틱톡의 흔한 콘텐츠 제작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만 멘션이나 해시태그 등의 방식으로 원작자를 표기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정 전 총리는 16일 자신의 틱톡 계정에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취지로 복장을 끊임없이 바꿔 입은 영상을 올렸다. 그런데 이 영상은 캐나다 퀘벡주 정부가 기획한 '레스트페페'라는 계정에 올라온 한 영상의 구도를 그대로 따온 것이다.

'레스트페페'는 70세~75세 노인 3명으로 구성된 비전문 연기자들이 젊은 틱톡 이용자들처럼 영상을 찍어 틱톡에 올리는 프로젝트다. 실제 전문 감독과 광고회사가 제작에 참여했지만, 최대한 '홈메이드 아마추어 작품'처럼 보이게 연출한 것도 특징이다.

퀘벡 주정부는 틱톡 이용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전달하면서, 동시에 '노인도 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퀘벡 주정부 집행위원회의 언론 담당인 장 오클레르는 퀘벡 지역언론 '라 프레스'에 "팬데믹으로 인해 각자 큰 영향을 받은 두 세대 그룹 사이 화해와 격려의 메시지를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틱톡 '레스트페페' 페이지 캡처

틱톡 '레스트페페' 페이지 캡처

결과적으로 '표절'이라는 지적은 틱톡이란 플랫폼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비판이다. 틱톡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다른 영상의 구도를 따라하는 콘텐츠는 흔하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짧은 영상을 지속적으로 복제 반복해 유행요소(밈 Meme)로 만들어나가는 게 틱톡의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춤을 따라하는 '아무노래 챌린지'가 크게 유행한 사례가 가장 유명하다.

다만 네티즌들 사이에선 원저작자가 어디인지 적시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틱톡을 비롯해 온라인 영상 플랫폼의 고질적 문제인데, 어떠한 밈이 유행한다고 할 때 그 밈의 진정한 '원작자'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 플랫폼에는 특정 크리에이터의 영상 아이디어 자체에 보호를 둘 만한 수단도 없다.

예를 들면 한국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레스트페페의 영상을 고스란히 퍼 온 동일한 영상이 이렇다 할 출처 표기 없이 '틱톡 만렙 할머니' '틱톡 고수 할머니' 등으로 유튜브 등지에서 확산했다.

정 전 총리 측은 "유명한 영상이나 동작을 패러디하는 독특한 틱톡의 문화 특성에 따른 것"이라며 "단순 패러디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독도 홍보 영상을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정 전 총리의 틱톡 도전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아직까지는 긍정 반응을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

이전부터 관심을 둔 것이 아니라 대선 출마를 목전에 두고 젊은 세대에 어필하기 위해 무리해서 유행을 따라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반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안 본 눈 산다"처럼 부정적인 반응이나, "청년에게 어필하려면 청년 정책 이슈를 얘기해 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실질적 효과가 있을지에도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지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정치인 중 첫 틱톡 인플루언서 인증을 받았다"고 소개했지만 득표에 도움이 됐는지는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정치인뿐 아니라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국제기구 등이 청년 세대에 접근하기 위해 틱톡을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높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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