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초기 스프링쿨러 미작동 가능성도
17일 오전 발생한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재확산하면서 소방대원 1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1명은 이날 밤 늦게까지 건물 안에 고립됐다. 고립된 소방관은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김모(54) 소방경이며, 작업 중이던 쿠팡 직원 248명은 자력으로 대피해 직원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불은 오전 5시 36분쯤 센터 지하 2층 잡화 코너에서 발생했다. 작업 중이던 직원이 “지하 2층에서 연기가 난다”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이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불이 순식간에 번져 20여 분 뒤인 5시 56분쯤 대응 2단계(인근 지역 소방서 2~5곳 출동)까지 상향됐으나 큰 불길이 잡히면서 오전 6시 14분 1단계로 하향됐다. 이어 오전 8시 19분쯤 초진에 성공했다. 이에 오전 11시 20분쯤 경기 광주소방서 김 대장 등 구조대원 5명은 건물 안에 직원이 남아 있는지 재차 확인하기 위해 지하 2층에 투입됐다.
하지만 오전 11시 40분쯤 화재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지하 2층 선반의 가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다. 구조대원들은 곧바로 건물을 빠져 나왔으며, 이 중 1명은 연기 과다 흡입으로 서울에 있는 전문치료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김 대장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장은 발화점에서 50m 지점까지 들어갔다가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원 산소통의 산소공급 시간이 통상 20여 분에 불과해 생존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소방당국은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장 수색을 위해 구조대 10명과 화재진압 대원 10명 등 20여 명을 투입했지만, 불길과 연기가 심해 이날 밤 늦게까지도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외부 통제소에서 화점의 거리까지 200m 이상으로 내부는 전원이 차단된 상태”라며 “진입 가능한 지점에 대해선 수색하고 있지만 불길이 너무 거세 접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불이 크게 번진 원인과 관련해서는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평소 오작동으로 꺼놓았다가 불이 난 다음에야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진압대가 도착했을 당시에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평소 오작동이 잦아 꺼놓았다가 지연 작동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화재 초기에 작동하지 않은 것 같아 경찰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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