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노시환(21)이 득점권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 타율은 낮지만 많은 타점을 쌓으며 시즌 타점왕에 도전하고 있다.
16일 현재 노시환은 52타점째를 올리며 리그 타점 부문 1위에 올라섰다. 2위 양의지(NCㆍ51점) 피렐라(삼성ㆍ49점) 강백호(KTㆍ48점)와 큰 차이는 없지만, 시즌 초부터 꾸준히 타점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노시환의 시즌 타율은 0.263로 리그 40위권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타점 경쟁 중인 양의지(0.339)나 강백호(0.409)와 비교하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노시환의 홈런은 13개로 공동 5위지만 장타율은 0.488로 리그 12위다.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상위권이라고 할 수도 없다. 실제로 장타율 1위 양의지(0.619)나 호세 피렐라(0.584) 강백호(0.581)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노시환의 득점권 타율과 OPS(장타율+출루율)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주자가 있거나 득점권일 때 완전히 다른 타자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주자 있을 때 타율은 0.349로 올라가고 득점권 타율은 0.377(7위)다. 반면 주자 없을 때 타율은 0.173까지 떨어진다. OPS(장타율+출루율)를 봐도 시즌 OPS는 0.843인데 득점권에선 무려 1.142이고 주자가 있을 땐 1.011이다. 주자 없을 때는 0.663에 불과하다. 노시환은 “팀의 4번타자로 주자 있을 때 허무하게 물러나면 분위기가 넘어간다”면서 “득점권에서 조금이라도 끈질기게 승부하려 노력 중인데, 운도 따라줘 안타도 나오고 볼넷도 나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역대 저타율 고타점
연도(경기 수) | 타율 (홈런) | 타점(순위) | |
---|---|---|---|
심정수(삼성) | 2007년 (124경기) |
0.258 (31개) | 101점 (1위) |
김상호(두산) | 1995년 (126경기) | 0.272 (25개) | 101점 (1위) |
김기태(쌍방울) | 1991년(124경기) | 0.262 (27개) | 92점 (2위) |
시즌 타율이 낮은데도 타점왕에 오른 경우는 극히 드물다. KBO '최저 타율 타점왕’은 심정수다. 2007년 시즌 타율 0.258로 타점 1위(101타점)를 차지했다. 다만 심정수는 그 해 홈런왕(31개)에 오를 정도로 확실한 ‘한 방’이 있었다. 투고타저가 극심했던 1995년엔 김상호(당시 OB)가 시즌 타율 0.272(25홈런)으로 타점 1위(101타점)에, 마해영(롯데)이 0.275로 타점 2위(87타점)에 올랐다. 이외엔 김기태(당시 쌍방울) 전 감독이 1991년 타율 0.262에도 타점 2위(92점)에 오른 적이 있다.
이대로라면 1992년 장종훈(0.299ㆍ41홈런ㆍ119타점) 이후 29년 만의 ‘한화 출신 타점왕’ 가능성도 점쳐진다. 노시환 역시 “시즌 목표는 없다”면서도 팀의 중심타자로서 타점 욕심은 드러냈다. 그는 “사실 타점을 올릴수록 욕심이 나긴 한다”면서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고 성장해야 하는 단계다. 개인 기록보단 팀이 이기는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화는 16일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 발표 이후 뒤숭숭한 상태다. 김민우가 유일하게 승선하면서 체면을 지켰지만, 유력했던 강재민과 정은원이 잇달아 탈락한 데 이어 노시환도 호명되지 못했다. 노시환은 “4월 타격페이스가 좋았을 땐 욕심이 있었지만 최근 페이스가 떨어져 조금씩 (기대감을) 내려놨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동료들(강재민 정은원)은 성적이 워낙 좋았기에 아쉽지만, 앞으로 아시안게임 등 좋은 기회는 또 있을 것이다. 선수들끼리 ‘신경 쓰지 말고 하던 대로 계속하자’고 다짐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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