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라이시 vs 중도파 헴마티 2파전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이란에서 후보 3명이 사퇴하면서 강경보수 성향 후보의 당선 확률이 더 높아졌다. 보수 진영 후보가 지지율 1위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한 명으로 좁혀지면서다. 라이시가 당선될 경우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은 물론 이란과 서방 간 관계 역시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보였던 대선 후보 3명이 사퇴했다. 이로써 18일 대선은 라이시 국가지도자운영회 부의장과 중도파인 압돌나세르 헴마티 전 이란은행 총재의 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4년 전 대선에서도 후보로 나섰던 라이시는 이란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측근으로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다. 최근 시행된 국영방송 여론조사에서 58.4%의 지지율을 얻었다. 사퇴한 보수 후보 사이드 잘릴리와 알리레자 자카니의 표까지 감안하면 당선 확률은 더 높아진다.
물론 유일한 개혁주의 성향인 모센 메흐랄리자데 전 부통령 사퇴가 중도파 헴마티 후보에게 득이 될 수는 있으나 반전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메흐랄리자데 지지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온건파 후보가 선두에 선 강경파 후보에 맞설 유일한 방법은 수백만 명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않게 설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을 정도다. 실제 주요 중도·개혁 성향 후보 실격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선 보이콧(거부 운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헴마티는 서방과 이란과의 관계를 되살리고 여권 신장을 포함한 개인 자유 확대를 앞세운 개혁 친화적 중도파를 자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인식한 하메네이는 이날 TV 연설에서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미국과 서방 언론들이 이란인들을 투표로부터 멀리하게 해 정부와 지배층을 갈라놓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높은 투표율은 국제사회에 특별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이란 대선 투표율이 매우 낮은 수준인 40%대로 예측된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대통령 임기는 4년으로 1회 연임이 가능하다. 2017년 연임에 성공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오는 8월 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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