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국빈방문한 스페인에서 성대한 환대를 받았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한·스페인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더 높이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靑 "스페인과 다차원ㆍ포괄적 협력"
문 대통령은 스페인 국빈방문 이틀째인 16일 오후(현지시간) 산체스 총리와 총리궁에서 가진 회담에서 "양국 간 상호 호혜적 관계의 가치를 확인하며,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정무 및 외교 △국제무대 및 다자 △세계 평화 및 안보 △경제 △과학기술 및 혁신 △문화, 교육, 스포츠, 인적 및 관광 등 6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양 정상은 건설 분야 협력 강화에 기대감을 보였다. 스페인 건설 기업들은 사업발굴·설계·운영에 강점이 있고, 우리 기업들은 시공·금융 등에서 높은 신뢰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측 회담 배석자들은 "스페인이 중남미와 유럽에, 한국이 신남방·신북방 지역에 구축해온 건설·인프라 경험을 상호 호혜적으로 활용한다면, 보다 많은 지역에서 새로운 경제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저탄소 경제·디지털 혁신·제3국 공동진출 등 3개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번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인더스트리 4.0, 스타트업, 청정에너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마드리드 왕궁에 애국가… 文 "그라시아스"
문 대통령은 산체스 총리와의 회담 이후 스페인 의회에서 연설을 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지난 70년간 굳건히 쌓아온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더 강화된 협력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은 물론 세계의 공동 번영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이 '상호 방문의 해'를 연장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문 대통령의 스페인 방문 일정은 15일 오후(현지시간)부터 시작됐다. 스페인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 맞는 국빈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을 각별히 환대했다. 첫 일정은 마드리드 왕궁 행사장에서 열린 국왕 주최의 환영식 참석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국왕 부부와 함께 단상 위에 오르자 국가원수 예우에 맞춰 총 21발의 예포가 발사됐고, 스페인 군악대는 애국가를 연주했다.
이후 시청을 찾은 문 대통령은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즈-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으로부터 황금 열쇠를 선물받았다. 그는 "마드리드시의 문이 언제든 열려 있음을 뜻한다"며 교류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날 마드리드 왕궁에서 국왕 주재로 국빈 만찬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나와 우리 국민은 스페인이 또 한 번 위대한 성취를 이뤄낼 것을 확신하며 70년 우정을 나눈 친구로서 그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매우 감사하다'는 뜻의 스페인어인 "무차스 그라시아스(Muchas gracias)"를 건배사로 외쳤다.
마드리드=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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