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고작 80병 주고 생색은”...중국이 美 조롱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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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고작 80병 주고 생색은”...중국이 美 조롱한 이유

입력
2021.06.16 14:11
수정
2021.06.1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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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리브해 '트리니다드토바고'에 백신 지원
화이자 백신 80병 그치고도 트윗에 자화자찬
중국은 30만회분 지원, "美는 립서비스" 비판
中 국내 접종 9억회 돌파...이달까지 40% 접종

중미 카리브해의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10일 주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카리나지=EPA 연합뉴스


미국이 이웃국가인 중미 카리브해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토바고)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보냈다가 비웃음을 샀다. 중국은 “미국의 백신 외교는 허세”라며 조롱하고 있다. 미국은 어쩌다 꼬투리가 잡힌 것일까.

토바고 주재 미국 대사관이 14일 트위터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됐다. 대사관은 백신을 지원하면서 “미국은 토바고 정부의 백신 접종을 돕는 데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백신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주재 미국 대사관이 14일 트위터에 올린 글. 화이자 백신 80병을 지원하면서 "미국은 토바고 정부의 백신 접종을 돕는 데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백신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트위터캡처


그런데 백신 규모가 시원치 않았다. 화이자 백신 80병에 불과했던 것이다. 1병당 5회 접종하면 200명(400회분), 6회 접종할 경우 240명(480회분)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인구 140만 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주는 미국이나 받는 토바고 모두 민망한 양이다. 토바고의 코로나 사망자는 670명, 확진자는 2만9,000명에 달한다. 지난 4월 키스 롤리 총리가 백신을 맞기로 한 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정도로 사정이 열악하다.

트리니다드토바고의 백신 접종 그래프. 접종률이 여전이 낮기는 하나, 5월 21일부터 가파르게 늘고 있다. 중국은 5월 19일 시노팜 백신 10만 회분, 이달 14일에는 20만 회분을 지원했다. Our world in data 캡처


반면 중국은 토바고에 코로나 백신 물량공세를 퍼부었다. 지난달 19일 중국 시노팜 백신 10만 회분에 이어 14일 다시 20만 회분을 추가로 지원했다. 토바고 국민 가운데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비율은 11.8%, 접종을 완료한 인원은 1.1%에 불과하다. 여전히 접종률이 낮지만 중국산 백신 덕분에 지난달 21일 이후 접종 그래프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이 트리니다드토바고에 화이자 백신 80병을 지원하는데 그치자 이를 풍자한 중국의 만평. 글로벌타임스 캡처


중국은 백신 50만 회분을 추가로 토바고에 보낼 방침이다. 글로벌타임스는 16일 “토바고 국민들은 미국이 아닌 중국에게 상당히 고마워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은 앞서 10일(현지시간) “세계 100대 저소득국가에 35억 달러 상당 화이자 백신 5억 회분을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중국은 “미국이 8월은 돼야 백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신속한 백신 지원을 부각시켰다. 토바고 주재 중국 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국은 립 서비스와 거들먹대는 잔소리로 중국에 악의적인 꼬리표를 붙이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보안요원이 지난 2일 베이징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주민들을 힐끗 쳐다보며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은 국내 접종에도 속도를 냈다. 15일 누적 백신 접종이 9억413만4,000회로 9억 회분을 넘어섰다. 5~6일 마다 1억 회분을 접종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이달 말까지 중국 인구의 40%인 5억6,000만 명(11억2,000만회)을 접종하겠다는 목표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중국은 백신 생산량을 연말까지 50억 회분(시노팜 30억, 시노백 20억)으로 늘릴 계획이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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