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어린이 청소년
문학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김용택 지음. '섬진강' '그 여자네 집' 등을 쓴 서정시인 김용택이 5년 만에 펴낸 시집이다. 순수하고 소박한 시어로 독자들의 지친 일상을 다독인다. "모은 생각들을 내다 버리고 서쪽 산에 걸린 뜬구름('내 눈에 보이는 것들')"처럼 의미를 비운 공간에 읽는 이의 경험과 기억들을 채우도록 이끈다. 시인의 원숙하고 관조적인 시선을 따라 어느 순간 깨달음을 마주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문학과지성사·88쪽·9,000원
◇영혼의 미로(전 2권)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엄지영 옮김. 세르반테스 이후 가장 중요한 스페인 작가로 꼽히는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2016년 마지막 장편소설이 번역돼 나왔다.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의 완결판.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1950~1960년대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독자를 이끈다. 프랑코 정권 독재가 한창인 1959년,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스페인 비밀 경찰 최고 요원이 임무를 받고 도착한 한 저택에서 책 '영혼의 미로'를 발견하면서 감춰졌던 스페인 사회의 거대한 정치적 음모를 파헤친다. 문학동네·639쪽·19800원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주원규 지음. '메이드 인 강남' 등 전작에서 사회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냈던 작가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만난 가출 청소년의 현실을 소설로 펴냈다. 주인공 예지는 아버지의 상습적인 성폭력과 학대를 견디다 못 해 탈출한다. 청소년 쉼터를 가도 법적 제도가 미비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 생활비를 벌 길이 막막한 거리의 청소년들은 여성 청소년을 성착취 산업에 끌어들이고, 예지는 디지털 성범죄의 대상이 된다. 가출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위기 청소년의 삶을 정확하게 들여다보라고 메시지를 던진다. 한겨레출판·220쪽·1만4,000원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박상 지음. 유머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온 박상 작가가 7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이다. 김밥집 아들인 주인공이 전설의 요리사가 숨겨 놓은 '궁극의 레시피'를 찾아 떠나는 모험기를 그렸다. 주인공은 요리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해 50년 전 이탈리아로부터 독립한 이오니아해의 작은 섬나라 '삼탈리아'로 떠난다. 시(詩)가 화폐로 쓰이는 그곳에서 돈 한 푼 없이도 먹을 것을 얻고, 운명 같은 사랑을 나누며 궁극의 레시피에 다가간다. 작가정신·368쪽·1만4,000원
어린이·청소년
◇어려워
라울 니에토 구리디 지음. 문주선 옮김. 2018년 어린이 도서 분야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가의 신작이다. 대인 관계에서 긴장하고 사람들과 말하는 것이 어려운 어린이의 하루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은 불안과 혼란을 느낄 때마다 '어렵다'라고 솔직하게 토해 낸다. 그러나 작가는 번드르르한 위로의 말 대신 주인공을 둘러싼 어려움을 그림으로 더 크게 부각해 주인공의 무거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 준다. 어린이들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대하고 저마다의 속도로 성장하도록 응원한다. 창비·40쪽·1만3,000원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위한 인권 사전
국제앰네스티 지음. 국제 인권기구 '국제앰네스티'가 아이들에게 인권의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기 위해 쓴 책이다. 영국과 미국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서 유아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생존·보호·정의 등 자유와 권리에 관한 16가지 단어를 그림과 간결한 표현으로 설명한다. 영국의 그림 작가 크리스 리델이 단어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동물 그림을 그렸다. 별글·40쪽·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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