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맞이 전광판부터 투표까지"
최애를 사랑하는 모습은 전 세대 같아
더 이상 '덕질'은 MZ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트롯 열풍에 중장년층은 즐거운 하루를 보내게 됐다. 드라마 채널에 고정됐던 리모컨을 틀고 최애(가장 사랑하는 스타)가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을 튼다. 흔들리지 않는 고정 시청자가 된 것이다. 이들은 생일 전광판에 붙이기 위해 포스트잇과 펜을 들고 지하철에 탄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 같았던 '덕질'이 이제 전 세대로 확산되는 중이다. 음원 스트리밍부터 유튜브 채널 구독까지. 중장년층 세대는 다양한 방식으로 최애를 향한 애정을 과시 중이다. 나이와 무관한 열정은 전국 방방 곳곳에 퍼져있다. 최애가 나온 방송 프로그램 본방 사수는 물론, SNS로 정보를 교환하고 최애가 광고 모델인 물건을 구매한다.
어른들의 사랑을 톡톡히 받고 있는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출연진의 화력은 여전히 뜨겁다. '미스터트롯'의 TOP6이 출연하는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시청률은 2020년 6월 4일 첫 방송 이래 단 한 번도 11%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최애를 보기 위한 고정 시청층이 탄탄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스트롯2'의 출연진이 활약 중인 TV조선 '내딸하자' 역시 7~9%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해당 방송 요일의 시청률 1위를 유지 중이다.
최근 한 방송에서는 68세 할머니 홍경옥 씨가 가수 임영웅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홍경옥 씨는 임영웅 응원봉, 포스터, 그립 톡, 머그잔, 가방, 우산 등 300개가 넘는 '임영웅 굿즈'를 자랑했다. 특히 스트리밍과 TV 속 무대 영상 촬영을 필수로 한다는 홍경옥 씨는 임영웅 등신대를 갖고 싶다고 밝히면서 열렬한 사랑을 드러냈다.
생일에는 아이돌 못지않은 화력이 터진다. 6월 생일을 맞이한 임영웅을 위해 팬클럽은 전국 곳곳에 버스, 지하철 등 전광판 광고를 게시했다. 특히 서울부터 부산까지 팬클럽 지역 연합이 모여 릴레이 광고를 진행하면서 결속력을 과시했다. 임영웅을 위해서 전국을 지역 단위로 나누어, 현재 총 12개 지역 응원방이 움직이는 중이다. 송가인 양지은 홍지윤 등 '미스트롯' 시리즈의 출연진도 못지않은 응원을 받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찾아간 홍지윤의 전광판에는 생일을 축하하다는 메시지 뿐만 아니라 전광판을 보러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중장년층의 진심 어린 포스트잇들이 가득했다.
중장년 팬층은 투표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6월 초, 임영웅은 아이돌차트 평점 랭킹에서 64만 7,340표를 득표해 1위에 올랐다. 이로써 그는 10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2위는 11만 934표를 얻은 이찬원, 김호중(8만 633표), 영탁(5만 2,198표), 지민(방탄소년단, 4만 5,040표), 뷔(방탄소년단, 3만 3,910표), 송가인(3만 3,680표) 순이다. 송가인 역시 아이돌차트의 설문조사 중 "효자 효녀 수식어가 어울리는 스타는?"에서 총 투표수 7만 3,726표 중 3만 3,742표(투표율 약 46%)를 획득하며 화력을 과시했다.
이처럼 트롯 열풍이 자아낸 '덕질' 라이프는 중장년층에게 새로운 인생의 활력이 됐다. 열정만큼은 아무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스타를 위해 마음을 쏟고 1위를 만들어준다는 의지는 이제 모든 세대의 공통분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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