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우 대표 "직방과 손잡고 온라인 창업하는 공인 중개사에게 연 5,000만 원 수익 보장"
가상공간 '메타폴리스'에서 해외 인재도 채용
국내 1위 부동산 중개 앱 직방이 온라인과 가상공간을 앞세운 파격적인 부동산 서비스를 새로 시작한다. 전 직원이 출근하지 않고 가상공간인 메타버스에서 일하고 특별 교육을 받은 공인중개사들이 온라인으로 아파트 매매까지 비대면 중개한다. 특히 아직 개업하지 않은 공인중개사들이 직방과 손잡고 온라인 중개 서비스를 하면 연간 최소 5,000만 원 수익을 보장하는 깜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생기업(스타트업) 직방은 15일 서울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설립 10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부동산 분야의 정보기술(IT)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대면으로 이뤄지던 부동산 중개를 온라인으로 옮겨 특화한 비대면 부동산 중개 서비스 ‘온택트 파트너스’를 새로 시작할 것”이라며 “사옥도 정리하고 전 직원이 ‘메타폴리스’라는 가상공간에서 일한다”고 발표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가 15일 새로 개발한 메타버스 사옥인 '메타폴리스' 영상을 배경으로 새로 시작하는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직방 제공
온라인으로 아파트 내부 영상 보며 비대면 전자계약
직방이 새로 시작하는 온택트 파트너스는 온라인에서 3차원 그래픽으로 구성된 아파트 내부 모습 등의 영상을 보며 중개사와 비대면 상담을 하고 전자계약까지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직방은 매매, 전·월세로 나온 아파트의 실제 모습과 조망 등을 3차원 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한다. 안 대표는 “건축물 대장, 등기부등본, 수치지형도, 지적도 등 공개 정보와 매물 소유자 동의를 얻어 촬영한 실내 영상 등으로 3차원 영상을 만들어 직접 가서 보는 것처럼 매물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며 “앞 동이 전망을 얼마나 가리는지, 해가 어떻게 떨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앱에 새로 마련한 ‘부동산 거래’ 항목을 통해 온라인으로 매매나 전·월세 계약을 하고 빌라나 원룸의 월세비, 아파트 관리비까지 매달 납부할 수 있다. 여기에 집 청소와 수리, 에어컨 등 가전제품 설치, 도배와 장판, 실내장식 등 집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하반기부터 앱으로 제공한다.
문제 발생 시 직방이 전액 보상
전자계약은 공인중개사와 함께 직방의 자회사 온택트파트너스 중개 법인이 공동 날인해서 이용자의 신뢰도를 높인다. 즉 직방이 자회사를 통해 보증을 서는 셈이다. 안 대표는 “직방이 계약 내용을 책임지는 것”이라며 “문제가 발생하면 직방에서 피해를 전액 보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직방은 100억 원 규모의 보증보험에 새로 가입했다. 대신 공인중개사가 받는 거래 수수료는 직방 자회사와 나눈다.
이와 함께 직방은 아직 개업하지 않은 공인중개사들의 온라인 창업을 지원한다. 안대표는 “개업하지 않은 35만 명의 공인중개사가 직방과 손잡고 온라인에서 창업할 수 있다”며 “이들이 1개월의 교육을 받고 온라인 중개 사업을 하면 첫해에 연간 최소 5,000만 원의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직방과 일하는 공인중개사의 수입이 5,0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면 차액을 메워 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직방은 공인중개사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꾀한다. 안 대표는 “온라인 상담을 하면 대면 상담보다 3, 4배 이상 많은 상담을 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공인중개사도 변호사, 회계사처럼 고수익을 올리는 전문직으로 인정받아 사회적 위상이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부동산 시장 흔들까... 긍정과 부정 교차
기존 부동산업계에서는 직방의 파격적인 온라인 서비스에 대해 부정과 긍정적인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영향력이 커지면 기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직방은 내려받기 횟수가 3,000만 건을 넘어섰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직방이 자회사를 통해 사실상 부동산 중개를 직접 하는 것"이라며 "수많은 이용자를 앞세워 시장 지배적 플랫폼이 되면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반면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긍정적인 기대를 했다. 서울 강동구의 강모 공인중개사는 "직방의 새로운 서비스가 허위 매물이나 중복 매물로 신뢰를 잃은 부동산 중개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다만 아파트 소음이나 곰팡이, 하수도 냄새 등은 온라인으로 알 수 없어서 결국 이용자들의 오프라인 거래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공간에 모여 일하는 메타폴리스로 업무 형식도 바꿔
직방은 가상공간에 마련한 가상 사옥 ‘메타폴리스’를 개발해 직원들의 근무 방식도 완전히 바꾼다. 안 대표는 “한 층에 모여 일하며 인간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한데 직원이 200명 넘어가며 힘들게 됐다”며 “가상공간에서는 전 직원이 같은 층에 근무해 더 자주 마주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메타폴리스는 인터넷에 만든 가상 사무실에 직원들을 대신하는 캐릭터가 돌아다닌다. 해당 캐릭터를 선택하면 실시간 얼굴 영상을 보며 대화를 하거나 회의를 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직원들뿐 아니라 협력업체들도 메타폴리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폴리스가 수십 개 다국어를 지원하는 만큼 해외 서비스도 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가상공간에서 해외 인재도 채용할 수 있다”며 “다만 메타폴리스에서 부동산 거래를 하거나 가상공간을 분양하는 사업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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