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기록된 위성사진 보니
건물 손상 심해지고 잡초 무성한 채 방치
남한 철저히 무시하는 북한의 대남정책 보는 듯
처참하게 파괴된 건물이 더 많은 잔해를 쏟아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잡초가 무성한 정원 산책로엔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 않는다. 폭파 1년을 맞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모습이다.
지난해 6월 16일 북한은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문을 연 지 2년도 채 안 된 남북 교류의 상징을 선전용 퍼포먼스의 재물로 삼은 데 이어, 북한은 처참한 폭파 현장을 보란 듯 방치해 왔다. 폭파 이후 철거도 재건도 없이 버려진 연락사무소의 모습에서 남한 정부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철저히 무시해 온 북한 대남정책의 일면이 엿보인다.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이 기록한 연락사무소의 지난 1년은 한 마디로 '변화 없음'이다. 구글어스는 개성공단 지역 위성사진을 연락사무소 폭파 직후인 지난해 6월과 11월, 올해 1월, 3월, 5월 총 다섯 차례 업데이트했다. 시기별로 촬영된 위성사진을 비교해보면, 폭파 이후 그 어떤 인위적인 손길도 닿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폭파 당시 연락사무소 부지를 뿌옇게 뒤덮었던 회색 분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바람에 씻기면서 도로와 통행로, 정원의 경계가 뚜렷하게 드러난 점은 몇 안 되는 변화 중 하나다. 건물 동쪽에 위치한 테니스 코트는 관리가 되지 않아 버려진 공터로 변했고, 바로 옆 화단과 산책로는 무성하게 자란 잡초로 인해 그 경계가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폭파로 부분 손상된 건물에서는 지난 1년간 유리창과 외벽 등이 추가로 떨어져 나왔다. 이 잔해들은 부근 녹지까지 더 넓은 지역으로 흩어졌다.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개소한 연락사무소가 방치돼 있는 동안 남북 관계는 개선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폭파 3개월 뒤인 지난해 9월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했고, 북한의 신무기 개발과 발사 실험이 이어졌다. 남한 정부의 인도주의 사업 제안에 대해 북한은 도리어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일 뿐이다.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한이 동의할 경우 백신 공급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다시 북한의 반응을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 연락사무소는 남북 '경색'의 상징으로 점점 더 황폐해지고 있다.
아래는 폭파 전날인 지난해 6월 15일부터 최근까지 위성으로 촬영된 연락사무소의 변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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