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확실시되는 카스티요는?
"같이 일할 의원들 접촉... 도발 빠지지 말라"
대선 패배에 직면한 게이코 후지모리(46) 페루 민중권력당 대선 후보가 대규모 군중 집회로 세 결집에 나섰다. '독재자의 딸'로 불리는 그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당국에 일부 투표용지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했다. 대선 3수째인 이번에도 정권 획득에 실패하면 이미 기소된 부패 혐의로 최대 징역 30년형이 예상되는 절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부정선거에 대한 증거는 여전히 제시하지 못해 최후의 ‘몽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민중권력당 지지자 수천 명이 12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에서 대선 재검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가 보도했다. 후지모리 후보는 이 자리에서 “그들이 우리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 하고 있다”며 “모든 함정이 테이블에서 숨겨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선거 배심원단이 이의 제기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던 결정을 돌연 선회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러면서 “선거 결과가 뒤집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한 맞불 집회도 열렸다. 페드로 카스티요 자유페루당 후보 지지자들도 거리로 나섰다. 다만 양측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카스티요 후보는 후지모리 후보와 달리 거리로 직접 나서는 대신 성명을 발표해 “오늘은 책임감과 냉정함이 필요한 순간”이라며 “(상대 진영의) 도발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했다. 페루 안디나통신은 카스티요 후보가 이날 집회 후 당사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집권하면 함께 일할 일부 의원을 만났다”고 연설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집권을 위한 수순을 속속 밟아가고 있는 셈이다.
페루 정부는 양측의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비올레타 베르무데스 총리는 “대중의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며 후보들은 물론 지지자들에게 최종 결과 발표를 기다려 달라고 촉구했다. 페루 외무부는 또 앞서 볼리비아와 니카라과가 카스티요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해당 국가의 주페루 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당선통보 이전에 섣불리 행동해 두 후보 지지자 간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페루 대선은 투표 7일째인 이날까지도 최종 당선자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선거당국이 일단 모든 투표용지를 개표한 상태에서 일부 표들을 재검토해 결과에 합산하고 있는데, 아직 집계되지 않은 투표용지는 1만6,000표가량이라고 전했다. 집계 99.935%를 기록 중인 이날 현재 카스티요 후보가 50.14%(883만3,185표) 후지모리 후보는 49.86%(878만3,765표)를 차지해 표차이는 5만 표에도 미치지 않고 있지만 미집계 표가 모두 후지모리 후보에게 가더라도 역전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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