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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택배 100만 개" 도미노 배송 지연 조짐… 노조는 파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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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택배 100만 개" 도미노 배송 지연 조짐… 노조는 파업 확대

입력
2021.06.13 17: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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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일 조합원 5000명 상경 투쟁
기존 전면파업 인원의 2배… 배송 거부도 늘려
15일 합의기구 회의가 분수령

택배노조의 무기한 총파업 이틀째인 10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센터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노조의 무기한 총파업 이틀째인 10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센터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이번 주 파업 참여자 수와 배송 거부 물량을 늘린다. 노조 조합원이 전체 택배기사의 10%가량이라 당장 전국 규모의 '택배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기사 수가 적은 지역과 파업 참여율이 높은 택배사를 중심으로 배송 지연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은 노사정 3자 간 합의에서 의견차를 좁히는 것뿐이다. 15일로 예정된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 결과가 파업 장기화 여부를 가르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13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15, 16일 상경 투쟁을 진행한다. 전체 택배노조 조합원 6,500명 가운데 5,000명 이상이 이번 투쟁에 참여한다. 차량 5,000여 대를 동원한 시위도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쟁의권이 있어 전면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2,100명 정도만 일손을 놨지만, 이번 주엔 배송을 멈추는 인력이 이틀간 2배 넘게 많아지는 셈이다.

노조는 대체 배송인력 투입 감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노조법상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비조합원만 대체 인력으로 투입할 수 있음에도 배송트럭을 가지고 있는 외부인을 구해 일을 시키는 일부 대리점들의 행위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규격에 맞지 않거나 중량을 초과한 물품을 배송 거부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이 같은 물품은 배송할 의무가 없는데도 그동안 택배사들이 고객 편의를 명목으로 배송을 요구해왔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 택배기사는 5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택배노조 조합원 수는 우체국 소속 2,750여 명, CJ대한통운 2,430여 명, 한진 500여 명, 롯데글로벌로지스 500여 명 등이다. 노조 가입률이 낮다 보니 심각한 배송 차질은 없지만, 물류 이동 정체 현상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택배 배송은 물건들이 각지에서 중앙의 대형 물류센터에 모였다가 각 지역 대리점으로 퍼진 뒤 다시 집 앞까지 이동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정 지역에서 이동이 멈추면 연쇄적으로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100만 건 이상의 배송이 멈춘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CJ와 롯데, 한진 조합원이 많은 울산은 지역 차원의 대란이 이미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번 주 파업 확대로 택배사에 따라 서울과 경기 지역도 배송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택배업계는 보고 있다.

갈등을 멈출 합의안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과로사 방지를 위해 배송이 아닌 분류작업은 택배사가 해야 한다는 노조 주장을 받아들여 1월 노사정 합의가 이뤄졌지만, 즉각 도입을 원하는 노조와 달리 택배사가 1년 시행 유예를 요청하면서 2차 합의가 불발됐다.

여기에 정부가 제안한 근로시간 줄이기 방안도 노조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다. 배송 건수로 수입이 결정되는 택배업의 특성상 근로시간 감축은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이에 수수료 인상을 통한 임금 보전이 병행돼야 하는데, 국토교통부 합의 초안에는 이 부분이 빠져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15일 회의에서도 절충안을 찾지 못한다면 노조의 강경 투쟁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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