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억 달러 돌려쓰고 남은 22억 달러 재투입
주한미군 탱고지휘소·격납고 사업 부활할 듯
텍사스州정부, 자체 예산 10억 달러 쓰기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전용된 미국 예산이 본래 용도인 군 건설 사업 등 원위치로 돌아온다. 성남 탱고 지휘소와 군산 무인기 격납고 등 주한미군의 건설 사업도 부활할 전망이다. 장벽 건설은 텍사스주(州) 정부가 자체 예산을 투입해 재개하기로 했다.
미 국방부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때 국경장벽 건설용으로 돌려쓴 국방부 예산 22억 달러(약 2조4,500억 원)를 군사건설 예산으로 되돌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민주당의 반대에 부닥쳐 장벽 건설 예산 확보가 막히자 군사시설 건설 사업에 배정된 예산 36억 달러(약 4조200억 원)를 장벽 건설에 쓰기로 결정했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당초 전용 대상 123개 사업 중 50개 이상이 이미 장벽 건설에 사용됐다며 아직 사용되지 않은 예산이 군 사업에 투입될 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차질이 빚어질 뻔했던 주한미군의 건설 사업도 다시 제 궤도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예산은 지휘통제시설 2,100만 달러(약 234억 원)와 무인기 격납고 4,869만 달러(약 543억 원)다. 경기 성남 군용 벙커인 탱고 지휘소와 전북 군산 공군기지의 무인기 격납고 사업이 대상일 공산이 크다.
1970년대 민간인 통제 구역에 건설된 탱고 지휘소는 한미연합군사령부의 군용 벙커로 전술핵무기 공격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무인기 격납고는 2015년 배치된 무인 공격기 MQ-1C ‘그레이 이글’ 수용을 위해 건설될 예정이다.
국방부와 별도로 국토안보부도 이날 국경장벽 건설로 전용된 안보부 관련 예산을 장벽 건설로 인해 초래된 생명ㆍ안전ㆍ환경 문제 대응을 위한 예산으로 돌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장벽 건설이 중단되지는 않을 듯하다. 연방정부의 백지화로 생긴 예산 공백을 텍사스주 정부가 충당하기로 하면서다. 이날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국경 안보 회의에서 자체 예산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를 투입해 장벽을 다시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는 일도 병행한다는 게 텍사스주 방침이다.
애벗 주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작한 장벽 건설이 무산되자 국경을 건너는 사람들의 숫자가 극적으로 늘었다”며 조 바이든 정부가 의도적으로 무시한 법치주의와 국경 도시 거주민들의 안녕을 회복하기 위해 국경장벽 건설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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