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ㆍ무리한 다이어트, MZ 세대 ‘쓸개 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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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음식ㆍ무리한 다이어트, MZ 세대 ‘쓸개 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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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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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잘못된 식습관과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 20~30대인 MZ 세대에서도 담낭 질환이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20대 여성 A씨는 식사를 거르기 일쑤였고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위가 아프다며 한 달 넘게 위장약을 먹으면서 버티던 A씨는 결국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검진 결과, 담낭과 담도에 담석이 꽉 차 있었다. 위장 질환으로 잘못 알고 오랫동안 방치해 담석이 지나치게 많이 쌓여 A씨는 결국 담낭 수술을 받았다.

중년층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담낭 관련 질환이 최근 잘못된 식습관과 무리한 다이어트 등의 영향으로 20~30대인 MZ 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에서도 담낭 질환이 늘고 있다.

박준성·김형선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와 감창수ㆍ조성경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014년 6월~2015년 5월 건강검진 전문 기관 KMI에서 검진 받은 72만4,114명 가운데 20~39세 남녀 37만5,742명을 대상으로 문진, 혈액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15만4,463명 중 17.5%(2만7,130명)에서 비정상 담낭 소견이 발견됐고, 1.9%(2,979명)에서는 담석이 관찰됐다.

김형선 교수는 “담낭 관련 질환은 중년층 이상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인식이 많지만, 최근 20~30대인 MZ 세대를 중심으로 담낭 질환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을 저장해 뒀다 필요할 때마다 분비하며 기름진 음식의 소화를 돕는다. 담낭 관련 질환은 크게 담낭 결석(담석)과 용종으로 나뉜다. 악성 질환으로는 담낭암도 있다.

담낭 질환 가운데 가장 많이 생기는 것은 담석이다. 담즙은 수분과 콜레스테롤, 담즙산, 전해질 등 다양한 성분으로 구성되는데 이것이 응집되면 담석이 된다.

담낭 안에서 형성된 담석이 담도를 막아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원활히 배출되지 않으면 통증과 소화불량이 생긴다. 특히 통증은 담도 산통이라고 불릴 정도로 심하다. 2~3시간 마약성 진통제를 맞아야 할 정도다.

용종은 담낭 점막이 돌출된 것을 말한다. 용종은 경우에 따라 담낭암과 구분해야 하므로 주기적인 경과 관찰을 해야 하고 필요 시 수술해야 한다.

담낭 질환은 식사를 불규칙하게 하거나 지방을 과다 섭취하는 등 식습관 영향을 크게 받는다. 주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사람에게 잘 생긴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담낭으로 넘어올 때 간에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담즙에도 콜레스테롤이 많기 때문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도 담낭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담낭 질환은 원래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최근 지방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한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면서 발병률도 함께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2~2017년 10만 명당 담석증으로 병원을 찾은 30대 여성 환자 수는 매년 5.4% 증가했다. 40대 여성(5.5%)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20대 여성 증가율도 3.0%로, 50대(1.4%), 60대(0.1%)보다 높았다.

최유신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다이어트를 한다며 지방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담즙과 콜레스테롤이 늘어나고,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가지 않고 담낭에 고여 담석이 될 확률이 높다”며 “원 푸드 다이어트, 극단적 금식이나 절식, 황제 다이어트 등을 하면 담석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담낭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통증이 있어도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많지 않다. 대부분 윗배 통증을 위염으로 오인하고 위 내시경 검사를 하거나 위장약을 먹는다. 담낭 질환은 내시경 검사로는 발견할 수 없어 장기간 위장약을 복용하다 병원을 찾는 환자도 많다.

최유신 교수는 “복통이 반복되거나 명치가 더부룩하면 복부 초음파 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등으로 담석증 여부를 알아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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