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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청력 위협하는 '중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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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청력 위협하는 '중이염'

입력
2021.06.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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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자주 걸리는 중이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자칫 청력을 손상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들이 자주 걸리는 중이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자칫 청력을 손상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중이염은 영ㆍ유아가 자주 걸리는 질환으로, 고막 안쪽에 있는 중이강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3세 이하에서 60% 정도가 한 번 이상 걸린다.

중이염은 감기와 함께 잘 걸린다. 중이(中耳)는 이관(耳管)을 통해 코와 연결돼 있는데 어린이는 이관이 짧고 직선으로 돼 있어 감기에 걸리면 콧물과 함께 세균이 귀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관이 유난히 짧거나 직선인 아이라면 중이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 특히 중이염에 한 번 노출되면 절반 이상이 세 차례 이상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출성 중이염, 청력 이상 보일 때 의심해야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으로 나뉜다. 급성 중이염은 귀의 먹먹한 느낌과 함께 통증을 유발해 아이가 귀를 계속 잡아당기거나 보채게 된다.

삼출성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을 앓고 난 뒤 염증 때문에 생긴 액체가 중이강 내 고이는 것이다. 통증이나 열이 생기지 않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김상훈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삼출성 중이염이 3개월 이상 앓아 만성화되면 난청이 될 수도 있다”며 “어린 자녀가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TV 소리가 아주 큰데도 소리를 키우는 행동을 보이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아이 성장 고려해 조기 진단ㆍ치료해야

영ㆍ유아 시기는 어린 자녀 성장과 맞물려 있는 만큼 중이염을 조기 진단ㆍ치료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청력 이상으로 언어ㆍ행동 발달ㆍ학습장애 등 자녀의 성장 전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급성 중이염은 세균 감염이 원인이므로 항생제로 치료한다. 김상훈 교수는 “다만 항생제는 나이와 염증 정도, 동반된 위험 인자 등 다양한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투여해야 한다”며 “또한 내성을 막기 위해 최소한 10일 이상(10~14일 정도) 충분히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삼출성 중이염은 기간ㆍ재발 여부ㆍ증상ㆍ청력 및 고막 변화 등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한다.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고 알레르기ㆍ부비동염 등의 동반 여부에 따라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등을 쓴다.

김상훈 교수는 그러나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이 잦거나, 경도 이상의 청력 손실이 있거나, 심각한 고막 변성이 나타날 때는 환기관삽입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환기관삽입술은 고막을 약간 절개해 중이강에 고인 염증성 물을 제거한 후 절개 부위에 환기관을 위치시키는 수술이다. 수술 시간이 길지 않아 위험이 낮고 1년 정도 지나면 환기관은 자연히 빠져나와 절개된 고막은 저절로 치유된다.

김상훈 교수는 “다만 환기관삽입술을 처음 받은 아이의 20~40% 정도는 환기관이 빠진 후 삼출성 중이염이 재발할 수 있고 이것이 자연 치유되지 않으면 재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재발 잦기에 생활 관리 철저히 해야

중이염은 한 번 걸리면 재발이 잦아 생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일단 평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여름에는 실내 에어컨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손수건으로 목을 가볍게 감싸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비동염은 중이염을 일으킬 수 있어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특히 아데노이드가 비대한 아이는 전문가와 상의한 뒤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아데노이드는 코와 목구멍 사이에 위치해 나쁜 균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유난히 크면 오히려 세균의 배양지 역할을 해 아데노이드 표면 세균이 귀로 넘어가면서 중이염을 반복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

폐렴구균ㆍ인플루엔자 등 백신 예방접종을 빼먹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중이염 발생률을 43% 정도 줄이기 때문이다.

물놀이ㆍ수영을 해도 중이염을 악화시키진 않지만 감기와 중이염이 동반됐거나 중이염이 심해 수술을 받은 아이는 의료진과 상의 후 물놀이를 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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