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때문에 만들어진 강원 정선의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18년 동계올림픽 이후 3년 만이다. 지역주민들의 요구를 감안해 경기장 내 곤돌라는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국무조정실, 환경부 등은 11일 '가리왕산의 합리적 복원을 위한 협의회' 결정에 따라 알파인 경기장을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뒤 우리 정부는 아시아권 유일의 활강 경기장으로 가리왕산에 알파인 경기장을 만들었다. 조성 당시부터 환경을 지나치게 파괴한다는 반론이 거셌기 때문에 동계올림픽 이후 존폐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정선군 측은 '동계올림픽 문화유산'으로서의 보존 가치를 내세운 반면, 산림청은 완전한 산림복원을 주장했다.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자 정부는 주민대표, 시민단체, 전문가, 지자체 등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구성, 이 문제를 논의토록 했다. 이후 14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협의회는 지난 4월 곤돌라를 3년간 유지하는 조건으로 가리왕산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선군은 올해 곤돌라 운영을 준비한다. 곤돌라는 운영개시일로부터 3년까지 한시적 운영하되, 2024년 12월 31일까지만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운영 기간 중에라도 자연재해나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언제든 정선군과 협의해 곤돌라를 철거할 수 있다. 곤돌라 운영비는 정선군이 부담하고, 관련 편의시설은 가리왕산 복원 작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 최소 범위로 제한했다. 3년 뒤엔 곤돌라 시설 유지 여부를 재검토한다.
가리왕산 복원계획은 올 연말까지 확정짓기로 했다. 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생태복원추진단이 계획안을 내면 환경부, 산림청과의 협의를 거쳐 확정짓는다. 개발 이전의 지형, 물길, 경관 등을 고스란히 되살려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노랑무늬붓꽃, 도깨비부채, 가래나무, 분비나무 등 가리왕산에 있던 자생식물들의 복원을 위해 종자채취, 양묘, 시범식재 등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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