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제’ 적용하는 무소불위 보복…중국 '반(反)외국제재법'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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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좌제’ 적용하는 무소불위 보복…중국 '반(反)외국제재법' 살펴보니

입력
2021.06.11 05:00
수정
2021.06.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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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민·조직 차별에 상응하는 보복조치 허용
외국 개인과 배우자, 직계 친족도 제재...연좌제
국무원이 총괄, 中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가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북서부 칭하이성 하이베이티베트족 자치주 강차현을 방문해 치롄산맥과 칭하이 호수를 둘러보며 환경문제 해결과 생물 다양성 보호 등의 성과를 보고받고 있다. 마스크를 벗고 선글라스를 썼다. 강차=신화 뉴시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10일 ‘반(反)외국제재법’을 통과시켰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이 법에는 ‘연좌제’를 적용하는 무소불위의 조항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차별적 조치라고 판단되는 경우 폭넓게 보복제재를 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상무위가 공포한 반외국제재법은 16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제1조에서 “국가의 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과 조직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법의 목적을 정의하고 있다. 2조는 중국은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평화외교정책과 △상호 주권과 영토보전 존중 △불가침 △내정 불간섭 △평등 호혜 △평화 공존 등 5개 원칙을 견지한다고 규정했다.

그래픽=김문중 기자


법 3조에서 중국의 본색이 드러난다. “어떠한 구실, 어떠한 방식으로도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외국이 우리를 억제ㆍ압박하거나 우리 국민ㆍ조직에 대해 차별적인 제한조치를 취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반제(反制ㆍ반격하여 상대를 제압)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적시했다. ‘권익 침해’, ‘차별적 조치’ 등 다소 모호한 상황에서 중국이 다양한 형태의 보복조치를 취해도 정당하다고 보장한 것이다.

보복 대상은 더 광범위하다. 중국의 주권이나 권익을 침해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개인은 물론 배우자와 직계 친족도 포함시켜 반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판 연좌제인 셈이다. 비자발급과 입국 불허, 추방, 중국 내 재산 압류, 중국 개인ㆍ기업과의 거래ㆍ협력 금지 등 모든 활동이 보복에 포함된다. 권익을 침해당한 개인이나 조직은 중국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도 마련했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길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DC 외곽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오르려다 목에 붙은 매미를 떼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이 같은 중국의 반제 조치는 국무원이 총괄한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 등 서구가 중국 관료나 기업을 제재할 경우 상무부를 비롯한 각 부처가 부령으로 보복조치를 발령해 맞서왔다. 상위 규정인 법이 없다 보니 화력은 분산되고 미국은 중국을 두려워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그로 인해 “체계적이고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보복이 어려워 효과가 떨어진다”는 중국 내 자성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9월 미국을 겨냥해 사실상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관련 규정을 발표했다. 이어 올 1월에는 '부당한' 외국 제재에 따르지 않도록 하는 상무부령을 발표했다. 이제 비로소 법적 기반까지 마련한 셈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9개월간 미뤄온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를 조만간 발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화통신은 “반국가제재법은 외국의 차별적 조치에 적극 반격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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