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죽지 마!" 죽음에 관한 생각에 사로잡힌 꼬맹이 사샤는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마다 주술을 외듯 말했다. 돌아온 대답은 "그래, 약속할게"가 아니라 "최선을 다할게"였다. 그렇게 믿고 싶더라도 무엇이 사실인지 아는 편을 택한, 그의 아버지는 '독실한 과학자'였다. 미국 천문학자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코스모스'를 쓴 칼 세이건(1934~1996)이다. 이 작은 일화에서 보듯 과학은 세이건 가족의 세계관이자 철학이자 삶의 원칙이었다.
칼 세이건과 영화·TV 쇼 제작자인 앤 드루얀(72)의 딸 사샤 세이건(39)이 쓴 첫 책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는 아버지에게서 이어받은 과학적 사고의 뿌리와 극문학을 전공한 저자의 인문학적 통찰을 더해 써낸 "삶의 기쁨으로 진동하는 사랑스러운 책(리처드 도킨스)"이다.
방대한 우주와 자연 현상에는 심오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으며, 현상을 비판적으로 보되 냉소하지 않는 삶에 관한 통찰이 담겼다. "우리처럼 작은 존재가 이 광대함을 견디는 방법은 오직 사랑뿐이다." 칼 세이건의 소설 '콘택트'에 나오는 이 문장은 세이건 가족 철학의 정수와도 같다. 칼 세이건이 한 말로 알려졌지만 실은 엄마 드루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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