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미-중 전쟁…"민관 ‘트윈 컨트롤타워’로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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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미-중 전쟁…"민관 ‘트윈 컨트롤타워’로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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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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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일자리 증가세 관련 연설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레호보스 비치 AP=연합뉴스

"격화된 미·중 간 갈등 속에 살아 남기 위해선 우리 기업과 정부도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한다."

더 이상 시행착오나 머뭇거릴 시간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미·중 간 글로벌 패권 전쟁 속에 추구해야 할 생존 전략을 묻는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일관됐다. 특히 해법은 민관의 지혜에서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심화된 미·중 간 대립 속에 기업과 정부가 함께 구성해야 할 '트윈 컨트롤타워'는 필요충분조건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4대(대용량 배터리, 반도체 의약품, 희토류) 핵심 분야의 공급망 대응 방안을 풀어본 전문가들의 견해는 그랬다. 이들은 트윈 컨트롤타워의 주도 아래 △미국 첨단산업 주도 전략 최고 파트너 유지 △국가·산업별 친미·친중 전략 및 대응체계 구축 △미·중 디커플링(탈(脫)동조화)·글로벌밸류체인(GVC) 재편 맞춤 투자 확대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과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 등에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전략 및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시각물_미국 공급망 재편 관련 전문가 제언


첨단 4차산업 전체 패권 노리는 미국…"반도체 너머를 바라봐야"

"미국은 공급망 강화를 통해 반도체뿐만 아니라 첨단산업의 가치사실을 미국 위주로 가져가겠다는 것을 공표한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미국에서 신기술 표준·시장 선점을 위한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미국의 공급망 전략을 바라본 경 부연구위원은 향후엔 우리 기업들도 공격적인 자세로 임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이 내세운 자국 우선주의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공급망 재편 보고서는 표면적으로 미국과 동맹국의 연합전선 구축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내 제조기반 강화를 통한 가치사슬과 지식축척, 인재양성, 중소기업 육성 등을 노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인공지능(AI), 5세대(5G) 통신, 방위산업, 우주항공, 로봇 등의 가치사슬 주도권을 갖기 위해 반도체 육성에 나서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도 미국의 글로벌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에 협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에, 현재 최고 생산(파운드리)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유지·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전략 속에서도 우리가 챙겨야 할 부분 또한 분명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교수는 "현재 산업 변화를 보면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인데, 미국의 공급망 재편은 우리 반도체,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원천기술에 강하고, 한국은 생산기술이 뛰어난데 이번 기회를 통해 협력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미국과 중국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정부·기업 공동 대응체계 마련 필요"

반면, 김 팀장은 이번 미국 정부의 정책으로 기회보다 위기 요인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서 발표한 핵심산업 4개 모두가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높은 것들이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 국방, 통상 등 모든 것이 걸려있다"며 "미국에서는 우리 기업들에 중국 수출·입 비중을 줄이라고 압박하고, 중국은 과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과 같은 제재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팀장은 특히 기회를 살리면서도 위기를 피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기업들의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지속되겠지만, 중국에 대한 투자는 과거처럼 크게 진행될 가능성이 낮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기업과 협의를 통해 동일한 방향성을 갖고서 대응해야 경제, 정치, 통상, 국방 등 전체적인 분야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 부연구위원은 역시 이런 진단에 동의했다. 무엇보다 공급망 관련 의사결정 기구나 대응 체계를 상시 구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 부연구위원은 "국제 상황은 톱니바퀴가 돌아가듯이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을 탈 수밖에 없다"며 "다만 미중 갈등 구도 속에서 긴급 현안이 발생하면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최고회의 기구 등을 갖추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모습. SK이노베이션 제공


미·중 디커플링·GVC 재편 맞춤 투자 확대

미국의 이번 공급망 강화 정책은 무엇보다 GVC 재편을 불러올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특히 제조시설의 탈중국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으로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시설과 대기업의 투자는 미국으로 집중될 것이고, 중국에 있는 우리 기업들의 중간재 생산 시설은 30%가량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한국 등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눈치를 많이 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중국 고립 정책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서 추진 중인 '미국 혁신 및 경쟁법(USICA)'의 중요성도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지목했다. USICA에 따르면 첨단산업의 패권을 중국으로부터 가져오기 위해 1,000억 달러(약 110조 원) 규모의 기술 투자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마련될 예정이다. 경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사실상 과학기술 경쟁력에서 중국을 꺾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의 주도권이 공고히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미국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각물_미국 공급망 재편으로 우리 정부·기업에 주어진 3가지 과제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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