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과 싸우던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7일 끝내 세상을 떠나자 국내외 축구계가 슬픔에 빠졌다. 유 전 감독과 2002년 6월 대한민국을 붉은 함성으로 물들였던 ‘4강 영웅’들도 한걸음에 빈소로 달려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FC 소속인 '슛돌이' 이강인도 축구 인생 첫 스승이었던 유 전 감독을 추모했다.
유상철 전 감독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장례 이틀째인 8일 김남일 성남FC 감독과 이동국 전 국가대표,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등이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FC서울의 박주영과 인천의 정산, 김도혁 등도 조문했다.
현역 시절 ‘진공청소기’로 불리며 유 전 감독과 함께 2002년 월드컵에서 활약한 김남일 감독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였다"며 "한국 축구를 위해 하실 일이 더 많은 분인데 아직 젊은 나이에 이렇게 가시게 돼 안타깝다"고 착잡해했다.
국가대표팀에서 유 전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동국은 "(소식을 듣고)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 인사를 드렸다"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어 "항상 상철이 형처럼 좋은 인성을 가진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가졌고, 상철이 형처럼 되기 위해 노력하며 지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전달수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이사를 비롯해 전날 조문을 했던 김병지 축구협회 부회장과 이천수 사회공헌위원장도 다시 빈소를 찾았다.
정 회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이었던 유 감독의 일로 전 축구계가 슬퍼하고 있다"며 "6개월 전에 건강이 어떤지 물었다. 당시에는 금방 축구계로 돌아올 듯했는데, 이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밖에 박지원 국정원장, 전 테니스 선수 이형택 등과 일반인 팬들도 유 감독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이강인은 SNS에 유 전 감독과 공을 차는 자신의 어린시절 사진과 추모의 글을 함께 올렸다.
방송 예능프로그램 ‘슛돌이’에서 만난 유 전 감독을 ‘제 축구 인생의 첫 스승’으로 표현한 이강인은 “제게 베푸셨던 드높은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월드컵 예선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도 유 전 감독을 추모한다. 대표팀은 9일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스리랑카와의 경기 전, 전광판에 유 전 감독의 헌정 영상을 상영하고 추모 묵념을 진행한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와 협의해 유 전 감독의 대표팀 시절 등 번호였던 6번을 추모하기 위해 킥오프부터 전반 6분까지 응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유 전 감독이 한때 선수로 몸담았던 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가시와 레이솔 구단도 유 감독의 영면 소식이 전해지자 구단 공식채널을 통해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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