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현상'으로 표출되는 시대교체 열망은 반가운 측면이 있으나 '이준석 자체'는 전혀 반갑지가 않다."
초선의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강타하고 있는 '이준석 현상'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글을 남겼다. 이 의원은 '완벽하게 공정한 경쟁이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준석 후보가 자신이 승자가 된 입시에 대해 남긴 말이라고 한다. 그것도 성인이 된 이후에"라고 소개하고, "하지만 나는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법대 졸업·20대 판사 임용·하버드대 로스쿨 석사를 거친 이 의원은 자신의 이력이 하버드대를 졸업한 이 후보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 후보의 견해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로 "나만큼 행운이 따르지 않았던 친구들이 셀 수 없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정 환경·교육 기회 등 주변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현재 자신의 위치를 '공정한 경쟁의 결과물'로 여기는 이 후보의 시각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가 강조하는 '능력주의'를 비판한 것이다.
이처럼 원외이자 30대 청년 정치인의 돌풍을 내심 부러워하던 민주당 내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부러움으로 시작해 야당의 세대교체 바람에 위기감으로 들썩인 시간을 지나 "보다 냉철하게 봐야 한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현상에 과도한 반응을 경계하는 이들은 "이 후보 개인에 대한 열광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이 후보 지지로 나타난 것일 뿐이란 얘기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최문순 강원지사는 이날 "(이 후보가) 정치의 내용을 잘 채우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비난 정치, 이런 건 아주 전형적인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2030 남성을 중심으로 지지를 얻게 된 과정이 '갈라치기'를 통한 기성 정치문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자칫 '극우 포퓰리즘'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이 후보를 사실상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규정했다.
당초 '자성'보다 '비판' 목소리가 부각하는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의 당대표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견제가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만약 이 후보가 당대표로 당선된다면 원외·30대를 당대표로 배출한 국민의힘에 대비해 '민주당은 정체됐다'는 지적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는 내년 3월 대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권 대선주자들이 대체로 경륜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경우 후보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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