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또다시 취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미흡한 대처와 함께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는 독선적 모습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당 자민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9일 열릴 여야 당수토론이 일본 정치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결과에 따라 야권의 내각 불신임안 제출→총리의 중의원 해산→조기 총선거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요미우리신문은 4~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37%로, 출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7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건강 문제로 사임을 표명하기 직전에 기록했던 내각지지율 37%(지난해 8월)와 같은 수준이다. 스가 내각 지지율은 지난해 9월 출범 당시만 해도 74%에 이르렀으나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며 급락했다.
스가·자민당 지지율 출범 후 최저... 야당 지지로 이어지진 않아
이번 조사에서는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취소(48%)보다 무관중 개최(26%)나 관중 수를 제한해 개최(24%) 등의 의견이 소폭 많았다. 이는 지난달 개최보다 취소 의견이 많았던 것에서 역전된 수치다. 도쿄올림픽이 채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한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납득할 수는 없다는 불만이 내각 지지율 하락으로 표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집권 자민당 지지율도 지난달 37%에서 33%로 크게 떨어져 내각 출범 후 최저치를 찍었다. 다만 이렇게 빠진 지지율이 야당으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달 7%에서 이달 5%로 오히려 낮아진 반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은 44%에서 48%로 높아졌다. 자민당에 크게 실망했지만 현재 야당은 신뢰하지 못하는 이들이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수 토론서 올림픽 강행 집중 추궁할 듯... 내각 불신임안엔 신중
혼란스러운 일본 정치권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 이벤트로 9일 열릴 당수 토론이 관심을 받고 있다. 각료(장관)들을 배제하고 총리와 야당 대표만 참가해 1 대 1 논쟁을 벌이는 ‘당수 토론’은 영국 제도를 모방해 20년 전 도입됐다.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토론에서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는 스가 내각의 도쿄올림픽 개최 강행이나 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의 이슈에 대해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安住淳) 국회대책위원장(전 재무장관)은 6일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론조사에서도 60~70%가 (올림픽 개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총리는 왜 하는가를 제대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권은 토론 후 심사숙고해 내각 불신임안 제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6년 만에 제출하지 않았다. 아즈미 의원은 “당수 토론에서 총리가 답변하는 데 달려 있다”며 상황에 따라 제출할 수도 있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하지만 자민당은 야당의 불신임안 제출 시 바로 중의원 해산과 총선 실시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견제해, 이번에도 불신임안을 제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에다노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감염 상황하에서 선거를 강요하면 이해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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