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2000년생 트리오’가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두산 왕조'를 세운 ‘1990년생 트리오’처럼 한화의 암흑기를 청산할지 주목된다.
‘포스트 김태균’으로 꼽히며 팀의 4번 타자로 자리 잡은 노시환(21)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5월 초까지 3할 타율을 유지하다 최근엔 0.268로 주춤하지만 주자 있을 때 타율이 0.384(홈런 5개)로 이 부문 리그 1위다. ‘4할 타자’ 강백호(KTㆍ0.381)보다 높다. 득점권 타율 역시 0.441로 양의지(NCㆍ0.480)에 이어 2위다. 홈런도 7위(11개)에 올라 있다.
그래서 고타율이 아닌데도 리그 타점 3위(46점)다. 공동 1위 강백호ㆍ양의지(이상 47타점)와 단 1점 차다. 시즌 초반이지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올 시즌 타점 타이틀도 노려볼 만하다. 한화 출신 타점왕은 1992년 장종훈이 마지막이다. 리그 통산 타점 3위 김태균도 시즌 타점왕에 오른 적은 없다.
리그 최고 ‘1번 타자’로 거듭난 정은원(21)은 올해도 공수에서 활약 중이다. 타율 0.288에 출루율은 0.423(7위)로 리그 상위권이다. 볼넷은 43개로 전체 공동 1위다.무엇보다 타석당 투구수가 4.54개로 리그 1위란 점이 톱타자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초구 스윙률(6.2%)이 리그에서 가장 낮아 공을 많이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좋다”면서 “파울로 커트하거나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 능력이 있어 시간이 갈수록 완성형 선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전고 출신 ‘로컬 보이’ 조한민(21)도 지난해 수비 트라우마를 딛고 최근 맹활약 중이다. 조한민은 사실 지난해에도 잠깐 얼굴을 보였다. 팀이 역대 최다 연패 타이(18연패)를 기록하며 하염없이 추락하던 지난해 6월 등장해 한때 타율 0.360까지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14경기(선발 9경기)에서 무려 5개를 실책을 기록했고 중계플레이 등 기본 수비에서도 잔실수를 연발하며 한달 만에 1군에서 사라졌다.
올 시즌에도 개막전 부상 불운이 겹치면서 5월 말부터 1군에 올라와 8경기에서 타율 0.333에 OPS(장타율+출루율)는 무려 1.221로 좋은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표본은 적지만 수비에서도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등을 활용해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 코너 외야수까지 두루 커버하는 ‘슈퍼 유틸리티’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조한민-정은원-노시환으로 이어지는 ‘00년 트리오’는 특히 6일 창원 NC전에서 1-9에서 13-10으로 대역전극을 연출, 팬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팀의 13점 가운데 정은원(3타점 1득점), 노시환(4타점 1득점) 조한민(2타점 3득점) 트리오가 9타점 5득점을 합작했다.
이들보다 앞서 동기생 스타플레이어가 줄줄이 나온 곳은 두산으로, 허경민 박건우 정수빈이 ‘두산 90년생 트리오’다. 2009년 동시에 데뷔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등 ‘미러클 두산’의 전성기를 이끈 장본인들이다. 올 시즌에도 박건우가 시즌 타격 7위(0.333), 허경민이 9위(0.323)를 달리는 등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