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은 20~30대에 주로 발생한다. 과도한 의심과 불안, 수면장애, 사회관계 단절, 학업성적 저하가 원인이 돼 나타나기도 한다. 조현병을 치료하려면 신경전달물질이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꾸준히 치료하면 충분히 조절되고, 취업ㆍ사회생활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지거나 치료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사회 복귀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조현병 치료는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를 지향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 치료가 가능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데, 그 중 주목할 만한 치료법으로 ‘장기 지속형 주사제((LAIㆍLong-Acting Injection)’가 있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항정신병 약물을 한 달에 한 번, 혹은 석 달에 한 번 정도 주사를 맞더라도 치료 효과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치료제다. 약물이 근육에서 혈액으로 천천히 방출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혈액 내 약물 농도가 일정할 뿐만 아니라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 약 불편감을 줄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1~3개월 간격으로 주사제를 투여해 치료하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가 새로 나왔다.
이중선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주성우 전문의가 조현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정신병 약물 치료 양상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Psychologic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9~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4만4,396명의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항정신병 약물의 종류에 따른 재발 위험률과 치료 중단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경구용 약물을 복용했을 때보다 치료 중단율이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투여한 경우와 약물에 노출되지 않은 경우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재발 위험률을 71% 낮췄다.
또한 두 가지 이상의 항정신병 약물을 이용한 병합 요법과 단독 요법을 비교한 결과, 병합 요법과 단독 요법의 치료 중단율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병합 요법이 단독 요법보다 재발 위험을 1.5배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부작용 발생 위험 증가와 약물 간 상호작용에 대한 우려로 병합 요법을 시행하는 것을 꺼려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병합 요법의 치료 중단율이 단독 요법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주성우 전문의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한 달 혹은 석 달 주기로 1회만 투여하면 효과가 지속돼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용 약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했다. 이중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현병 환자들의 진료 현장에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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