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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추락 50대 노동자 밤새 방치돼 사망… 생일날 주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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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추락 50대 노동자 밤새 방치돼 사망… 생일날 주검으로

입력
2021.06.04 15:41
수정
2021.06.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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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부경찰서 전경.

광주 서부경찰서 전경.

광주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홀로 작업 중이던 50대 일용직 근로자가 사다리에서 추락한 뒤 밤사이 방치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서구 화정동 모 아파트 신축 현장 내 5층 계단 복도에서 높이 1m 남짓 되는 사다리에 올라 작업 중이던 A(57)씨가 추락했다. 당시 A씨는 계단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기 위한 평탄화(견출)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동료 작업자 또는 현장 안전관리자가 없었다.

이어 A씨는 다음날인 26일 오전 6시 30분쯤 사고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일은 A씨 생일이었다. A씨는 사다리 발판 위치에서 떨어진 계단 아래에서 발견됐으며, 인근엔 착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안전모도 있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결과 사인이 뇌출혈이라는 1차 소견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통보 받았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작업에 쓰인 발판 폭이 비좁았던 점으로 미뤄 A씨가 발을 헛디뎌 뒤로 넘어진 뒤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작업 중 마땅히 배치돼야 할 현장 안전관리자가 없었고, 2인 1조 작업 수칙도 지키지 않은 정황도 확인했다. 실제 건설사 측은 A씨가 공사장에서 퇴근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건설사·하청업체 관계자, 현장사무소장 등 5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는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현장은 하청업체 위탁으로 개별 고용된 일용직이 각자 맡은 구역 내 작업만 마치면 자유롭게 퇴근했던 것 같다"며 "광주고용노동청의 조사 결과 등을 두루 살펴 형사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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