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등세 타고 개인투자자 사이 매수 유행
현지서도 "투기 불과, 폭락 가능성" 우려
"오늘 새벽은 천국일까요, 나락일까요?"
최근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AMC 엔터테인먼트'란 주식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지샌다. 한 달 전만 해도 주당 10달러가 채 안 됐던 미국 영화관 체인기업의 주가는 최근 72달러를 터치하며 '저세상 주식' 면모를 과시했다. 2일에는 하루에만 주가가 95% 폭등하는 등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이 무려 3,000%에 이른다.
최근 뉴욕증시에서 이른바 '밈 주식(meme stock·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개인 투자자가 몰리는 종목)' 열풍의 한가운데 서 있는 AMC는 기업의 펀더멘털(가치)과 무관한 폭발적 매수세와 극심한 변동성 탓에 현지에서도 "도박판"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밤잠을 포기한 채 급등주에 올라탄 서학개미의 아찔한 베팅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2000원짜리가 반년 만에 6만원, 왜?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AMC는 전장보다 17.92% 급락한 51.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AMC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장중 고점(68.8달러)대비 주가가 무려 45%나 빠졌고 급등과 급락을 오가더니 결국 하락 마감했다. 극심한 변동성에 장중 세 차례나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AMC는 연초 공매도 세력에 대항한 '게임스톱' 대전을 이끌었던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월스트리트베츠(WSB)를 통해 매수세가 몰렸다. 현지에선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 비중이 유독 높은 AMC를 집중 매수해 '쇼트 스퀴즈(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해당 주식을 더 비싸게 매수해야 하는 상황)'를 유발했고, 이에 주가가 폭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AMC는 2일 하루에만 주가가 95.22% 치솟는 등 지난달 24일 이후 본격적으로 주가가 급등해 왔다. 연초만 해도 주당 2,200원(2.01달러) 정도에 불과했던 주가는 현재 5만7,000원까지 오른 상태다. AMC뿐 아니라 같은 밈 주식에 이름을 올린 블랙베리, 게임스톱, 베드배스앤드비욘드 등도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며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비트코인 손해 만회하려" 무모한 투자
한국의 서학개미들도 이 극심한 변동 장세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일 이후 국내 개인투자자는 AMC 주식을 2,666만9,767달러(약 30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AMC는 이 기간 애플(2,779만9,371달러)에 이어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 정보가 오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AMC 관련 게시물이 넘쳐난다. 최근 수백%대에 달하는 수익률을 '인증'하는 글부터 저점 매수에 실패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는 하소연까지 다양하다. 한 투자자는 "최근 비트코인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남은 원금 수천만 원을 투입했다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시장 전문가도 기업의 가치와는 무관한 이 같은 투자 행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AMC의 현지 목표주가는 약 5.11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데이비드 존스 캐피털닷컴 수석 전략가는 "현재 AMC 주가에 논리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헛수고에 불과하다"며 "최고치를 찍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CNBC는 "월가 전문가 대다수가 AMC 주가가 결국 무너질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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