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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식 교수가 귀한 몸 잔여 백신을 '양날의 검'이라 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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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식 교수가 귀한 몸 잔여 백신을 '양날의 검'이라 한 까닭은

입력
2021.06.04 13:00
수정
2021.06.0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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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감염병 대책위원회 전문위원 엄중식
"접종 많이 할 수 있고 백신 불안감 해소에 큰 역할"
"현장에 혼란 가져오고 관리에 손이 너무 가기도"
"백신 공급 충분해지면 잔여백신 활용 재검토 해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달 1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전문가 초청 '안전한 예방접종' 설명회에서 시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엄중식 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 정 청장, 서은숙(예방접종피해조사반) 순천향대 의대 교수,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달 1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전문가 초청 '안전한 예방접종' 설명회에서 시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엄중식 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 정 청장, 서은숙(예방접종피해조사반) 순천향대 의대 교수,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연합뉴스

질병관리청 감염병 대책위원회 전문위원인 엄중식 가천의대 교수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 활용 논란과 관련해 "백신 공급이 충분해지면 잔여 백신을 계속 활용하는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엄 교수는 잔여 백신에 대해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정부가 잔여 백신 접종 지침을 두고 오락가락하며 일선에서 혼란을 준 건 물론, 잔여 백신 관리에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엄 교수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잔여 백신은 접종을 담당하는 접종센터나 위탁의료기관에 접종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으면서도, 관리에 손이 많이 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잔여 백신 접종 예약을 두고 정부가 오락가락한 것에 대해선 "백신 접종에 대한 경쟁 심리를 부추기는 데 활용됐다는 오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백신 공급량이 충분해 잔여 백신 자체를 활용하기보다 정상적인 예약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해 아무런 영향이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 화이자 백신 직구 논란, 제안 자체가 비현실적"

4일 오전 대전 동구 가양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접종받고 이상반응 관찰구역에서 기다리는 어르신을 위한 릴렉스연주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1

4일 오전 대전 동구 가양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접종받고 이상반응 관찰구역에서 기다리는 어르신을 위한 릴렉스연주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1

엄 교수는 다만 잔여 백신이 백신 경험을 늘려 접종률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접종하고 젊은층에서도 백신을 경험한 분들이 생겨났다"며 "백신 이상반응으로 불안감이 있었는데 해소된 게 접종률을 높인 주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상승한 것과 관련해 "백신 경험을 여러분이 공유하면서 백신 효과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백신 접종이 일정 숫자를 넘어가기 시작하니 백신 경험을 공유했고, 접종자 중 확진자 발생이 급격히 줄었고 중증환자나 사망 환자가 없어지는 효과를 경험했다"며 "여기에 정부가 백신 인센티브를 발표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권영진(가운데) 대구시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참여 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권영진(가운데) 대구시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참여 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엄 교수는 '대구 화이자 백신 직구(해외시장에서 직접 구매) 논란'에 대해선 "팬데믹에서 백신과 치료제 공급은 중앙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 만큼, 제안이 왔을 때부터 이미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상식"이라며 "화이자 같은 세계 최대 다국적 제약사도 미국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계약과 관련된 내용들이 근접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계약금이 건너갔으면 사기를 당한 것이고, 그 전 단계라면 사기 직전에 마무리가 잘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의사단체나 의료계에 코로나19 치료 효과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약물, 식품에 대한 홍보물이 이메일로 쏟아진다"며 "급한 마음을 이용하는 사기 행위가 굉장히 많다. 안 좋은 의도로 접근한 사람들과 접촉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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