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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세로 애물단지된 'LCD' 가격 고공행진…업계는 초호황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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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세로 애물단지된 'LCD' 가격 고공행진…업계는 초호황 기대감

입력
2021.06.03 20: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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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탕정면의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시 탕정면의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고전했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모처럼 초호황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TV나 노트북 수요 등이 폭증한 가운데 이 제품군의 핵심 부품인 액정화면(LCD) 가격도 덩달아 급등하면서다. 특히 내년부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자리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도 본격 개화할 것이란 전망에 국내 업체들도 적잖은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진다.

코로나19의 역설…때아닌 LCD 가격 고공행진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쌍두마차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LCD 사업 철수 계획을 철회하고 생산 연장에 들어갈 방침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내년 말까지 LCD 생산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업계에선 내년까지 8세대 LCD 생산라인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LCD 사업은 구조조정 1순위로 꼽혔던 걸 감안하면 뜻밖의 반전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의 역설'이란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가전 수요가 폭증하고, 반도체 품귀까지 빚어지면서 LCD 가격 또한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2배가량 뛰었다.

2015년에만 해도 국내 LCD 업계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50%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15%로 급감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처참히 무너진 결과다. LCD 산업 주도권을 가져간 중국 패널 회사들은 치킨게임을 멈추고 지난해부터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 셈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로서도 당분간 LCD 생산라인 유지가 득이 될 전망이다. 가령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LCD 기반 TV를 주로 생산하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생산을 멈추면 가격 협상력이 커진 중국 패널업체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TV 원가의 절반은 LCD 모듈 몫이다.

OLED가 LCD 밀어낸다…국내 업체 시장 선점할까

업계에선 올 하반기까지 LCD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가전업계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앞다퉈 TV 패널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 'LCD 효과'로 실적 잔치를 벌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2년 동안 영업적자를 봤는데,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이 2조3,000억~2조8,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 달성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중국 업체가 가격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이상 'LCD 효과'가 계속되기란 쉽지 않다. 업계에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가 향후 LCD를 대체하면서 시장의 대세로 자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OLED를 주력으로 한 국내 업체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OLED 디스플레이는 얇고 선명한 화질을 내는 게 특징이다.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 발광 방식이어서 LCD처럼 패널 뒤에서 빛을 비춰주는 별도의 광원(백라이트)도 필요 없다.

LG OLED TV. 사진=LG전자

LG OLED TV. 사진=LG전자

OLED 시장의 내년 전망도 쾌청하다. TV, 스마트폰 중심으로 OLED 패널 채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전업계도 수익성 좋은 OLED TV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에 따르면, 스마트폰 업체의 내년 OLED 패널 구매량은 8억1,200만 대로 전년 대비 39% 늘어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내 업체들이 OLED로의 체제 변화를 위해 상당히 노력했는데 앞으로 그 덕을 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국 업체들이 OLED 시장에서도 저가 공세로 밀어붙여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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