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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간 화재는 끝났지만... '역사상 최악의 환경오염' 남은 스리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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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간 화재는 끝났지만... '역사상 최악의 환경오염' 남은 스리랑카

입력
2021.06.0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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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잔해인 플라스틱 알갱이가 해안 뒤덮어
침몰한다면 화학물질 · 기름 유출 예상

지난달 30일 스리랑카 소방당국이 콜롬보 앞바다에서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호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콜롬보=AFP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스리랑카 소방당국이 콜롬보 앞바다에서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호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콜롬보=AFP 연합뉴스

스리랑카 앞바다에서 13일간 이어진 컨테이너선 화재는 진화됐지만, 최악의 해양오염 해결이 과제로 남았다. 화재의 잔해인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해안을 뒤덮은 데다, 배가 침몰할 경우 화학물질과 기름이 유출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스리랑카 콜롬보 앞바다에서 13일간 이어진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호 화재가 1일(현지시간) 진압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일 인도 하지라항을 출발해 말레이시아로 향하던 MV X-프레스 펄호는 그달 19일 콜롬보 인근에서 갑작스런 불길에 휩싸였다. 승선했던 선원 25명은 전원 구조돼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질산, 일산화탄소, 메테인 등 화학물질이 실려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진압을 마친 스리랑카 당국은 질산 유출을 유력한 원인으로 보고 선원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선박 운영업체는 NYT에 “스리랑카 해역에 들어오기 전 질산이 컨테이너에서 새어나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인도와 카타르에 해당 컨테이너를 내릴 수 있냐고 문의했지만 처리 시설 부족으로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스리랑카 콜롬보 시민들이 지난달 26일 화재 잔해인 플라스틱 알갱이로 뒤덮인 해안가를 청소하고 있다. 콜롬보=연합뉴스

스리랑카 콜롬보 시민들이 지난달 26일 화재 잔해인 플라스틱 알갱이로 뒤덮인 해안가를 청소하고 있다. 콜롬보=연합뉴스

불길은 꺼졌지만, 스리랑카 해양보호청이 “역사상 최악의 환경오염”이라고 말할 정도로 인근 해역 오염이 심각하다. 먼저 화재의 잔해인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콜롬보 해안을 뒤덮었다. 경찰과 시민들이 청소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한 인근 마을 주민은 NYT에 “이런 알갱이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며 “화재 이후 경찰들이 하루에 200봉지 넘게 알갱이를 수거하지만 여전히 그대로”라고 했다.

플라스틱 알갱이는 해양 생태계는 물론 인간에게도 위험할 가능성이 높다. 스리랑카의 유명 해양생물학자 아샤 데 보스 박사는 ”플라스틱 알갱이는 화학 물질을 잘 흡수한다”며 “바다에 서식하는 생물은 물론, 이를 섭취하는 인간도 결국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압 후 배가 가라앉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적재된 컨테이너 대부분에 화학 물질이담겨 있어 침몰하면 해양 오염은 걷잡을 수 없게 커진다. 게다가 배가 가라앉는다면 기름 유출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스리랑카 당국도 침몰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디카 실바 스리랑카 해군 대변인은 2일 미 ABC방송에 “불이 꺼진 후 MV X-프레스 펄호가 가라앉고 있다”며 “현재 위치에서 침몰하면 화학 물질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 최대한 견인을 시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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