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미래를 여는 기업 SK
최태원 회장이 처음으로 사회적 가치 추구에 대한 자신의 경영철학을 밝힌 것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회장은 2004년 그룹 경영의 목표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 극대화’로 수립하고, “그동안 SK 경영의 최우선 목표였던 이윤 극대화라는 경영 이념은 다원화되고 복잡한 경영환경 변화에 맞게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일 뿐 아니라, 기업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철학을 토대로 2017년 SK그룹은 ‘기업 핵심가치’로 정관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반영했다. 관련해서, 2017년 8월 ‘제1회 이천포럼’에서 있었던 최 회장의 강연을 보면 더 단단해진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이익’과 ‘사회적 가치’의 관계에 대해 “근육만 키우다가는 관절이 망가지는 것처럼, 기업이 돈만 많이 벌려고 하면 관절의 부담이 커지니 관절운동을 하자는 게 우리가 사회 혁신을 하자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고 간주했으나 이제는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만 ‘서든데스(sudden death)’를 피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이하 ‘다보스포럼’)에 공식 초청받아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추구 노력과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리더들의 집합체인 다보스포럼 공식 세션에 참석,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을 고도화해 이해 관계자 가치를 극대화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SK는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자체 측정방법을 개발한 뒤 2014년 사회적기업, 2018년부터 SK 관계사를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왔다. 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화된 측정모델 개발을 위해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세계 4대 회계법인, 글로벌 기업들과 비영리법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를 구성해 공동 협력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2020년) 10월 주요 관계사 CEO들이 모인 그룹 CEO세미나에서 향후 ESG 경영을 보다 공세적으로 펼쳐 나가자고 주문했다. 그동안 ESG관련 이슈들을 적당히 대응 또는 수비하고 리스크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관리했다면, 앞으로는 정면으로 부딪혀 돌파하고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직접 해결해 나가자는 의미였다.
최 회장의 ESG 경영에 대한 의지는 강하다. 최 회장은 이메일에서 ‘ESG에 대한 영감을 얻길 바란다’며 다큐멘터리를 추천하기도 했다. SK그룹 CEO들은 이에 맞춰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지난해 12월 한국 최초로 SK그룹 주요 관 계사들이 ‘RE100’에 가입한 것.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다.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영국 런던 소재 다국적 비영리 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 시작했으며 구글, 애플, GM, 이케아 등 전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가입했다.
SK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도 ESG경영을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VBA(Value Balancing Alliance)가 대표적이다. VBA는 ESG화폐화 측정 글로벌 표준개발을 위해 지난 2019년 설립된 글로벌 기업 연합체다. 지금까지 세계 각 기업들은 자신들이 창출한 ESG 성과를 자체적 기준으로 측정해왔는데 이 때문에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직면해 왔다. VBA는 모든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국제적 측정표준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SK는 VBA 부의장사를 맡아 주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가 의장사를 맡 고 있으며, 도이체방크, 케링(구찌 모기업), BMW 등 글로벌 10여개 기업이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정부기관과 경제기구(OECD, 세계은행), 4대 글로벌 회계법인, 美 하버드대 등이 협력단체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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