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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신청 후 2년 기다려야"... 주문 폭주에 난감한 현대차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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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신청 후 2년 기다려야"... 주문 폭주에 난감한 현대차 '속앓이'

입력
2021.06.02 04:30
수정
2021.06.02 10:3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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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주요 부품 수급난에 공급물량 부족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제공

“지금 '아이오닉5' 계약하시면 빠르면 1년 6개월, 늦으면 2년 정도는 대기하셔야 합니다.”

최근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사전 계약한 직장인 김모(32)씨는 영업사원으로부터 전달된 해당 차량의 인도 일정 통보에 기분만 상했다. 조만간 태어날 아이와 함께 전기차를 구매하기로 했지만 적어도 1년 반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에서다. 김모씨는 "국산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었지만, '아이오닉5'와 비슷한 금액의 다른 전기차를 알아봐야 될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현대차·기아가 남모를 속앓이에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간판 전기차종인 아이오닉5에 대한 수요는 이어지고 있지만 제대로 공급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눈뜨고 지켜봐야 하는 형국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수급난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총 2,033대의 아이오닉5를 출고했다. 이 중 전시차량, 시승차 등을 제외하면 실제 고객에게 인도된 전기차는 1,500~1,700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첫 번째 전기차로, 사전예약 첫날에만 2만3,760대가 계약됐다. 보조금 적용 시 3,000만 원대의 가격으로, 400㎞ 주행이 가능한 미래형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 차종에 올라섰다. 1분기에만 4만1,779명이 아이오닉5를 계약했고, 지금까지 누적 계약은 5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대차의 올해 아이오닉5 내수 판매목표(2만6,500대)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도 없는 처지다. 부족한 공급물량 탓이다. 4월부터 반도체, 전기모터 등 주요 부품 수급난으로 울산1공장을 일주일 넘게 멈춰 세워야만 했다. 이로 인해 4, 5월 생산량은 당초 계획의 3분의 1 이하 수준에 불과했다. 게다가 생산량의 절반가량은 유럽으로 수출, 국내에서 출고되는 차량은 한 달에 2,000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아이오닉5가 하반기부터 미국시장에 출시될 예정이어서 국내 배정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아 전용 전기차 'EV6'. 기아 제공

기아 전용 전기차 'EV6'. 기아 제공

기아 전기차 ‘EV6’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아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계획했던 EV6 사전 예약을 2주가량 앞당겨 종료했다. 올해 생산목표(1만3,000대)보다 2.5배 많은 계약이 몰렸기 때문이다. 7월부터 출고를 시작하지만, 사전 예약이 늦은 고객은 내년 상반기에나 받을 수 있다. 올해 유럽이나 내년 미국 등 수출 계획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차량을 받게 될 고객도 적지 않다.

‘무한대기’에 고객들의 불만 역시 커지고 있다. 올해 당장 차량을 받지 못하는 불편함과 함께 매년 줄고 있는 보조금 걱정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일부 고객들은 한국GM, 테슬라,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업체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1~6개월 내 출고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뾰족한 해법 또한 없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더라도, 수출 물량에 대한 생산 비중 탓에 국내 물량만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증산 역시 노조와 협의해야 될 사안이어서 쉽게 결정할 수도 없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이오닉5는 유럽,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생산 물량의 70%가량이 수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들의 장기 대기는 반도체 수급난도 있지만, 국내에서 전 세계 공급량 전체를 생산하기 때문에 당분간 해소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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