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중전선, 총선서 4대 정당으로
신나치주의 세력과 연결된 키프로스 극우 정당 국민대중전선이 30일(현지시간)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의석 수를 두 배로 늘려 4위 정당으로 부상했다. 부패한 정권에 대한 환멸과 난민 혐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키프로스는 유럽 동남부 지중해상에 있는 분단국이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국민대중전선이 이번 키프로스 총선에서 6.8%를 득표해 의석 총 56석 중 4석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국민대중전선은 키프로스의 대표 극우 정당으로 그리스의 신나치주의 정당인 황금새벽당과 연계돼 있다. 중도 우파인 민주집회당은 유권자 27.8%의 표를 얻어 집권당 위상을 유지했지만 2016년에 비해 3% 떨어진 득표율로 4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2석을 더 확보한 국민대중전선은 45년 만에 키프로스 4대 정당으로 발돋움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민대중전선의 상승세는 무엇보다 ‘황금비자’ 스캔들이 부른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정권 불신의 영향이다. 황금비자는 키프로스가 자국에 투자한 범죄자들에게 발행하는 시민권으로, 키프로스는 이를 통해 5조원 넘는 수입을 올렸다. 고위 공무원, 정치인, 법조인 상당수가 이 스캔들에 연루됐는데, 황금비자가 부유한 범죄자들의 도피를 돕는다는 언론 보도 뒤 키프로스에서 부정부패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낮은 투표율(66%)도 이런 피로감의 방증이다. 선거 분석가 크리스토포로스 크리스토포루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유권자의 15%가 의회에 진출하지 못한 군소 정당에 투표했다”고 전했다.
극우 세력의 인기에 높은 이민 비율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크리스토포루는 “정부의 인종차별적 행보의 반사 이익을 극우 정당이 누렸다”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해 서아시아로도 분류되는 키프로스는 EU 국가 중 1인당 최초 망명 신청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다. 니코시아대의 한 사회학과 교수는 “더 많은 망명 신청자들이 키프로스에 밀려드는 상황에서 국민대중전선이 인종차별적이고 반이민적인 대중 담론을 유도해 왔다”고 말했다.
이런 극우 분위기는 키프로스의 오랜 분열 종식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남부 그리스계와 북부 터키계로 나뉜 키프로스는 1974년 그리스 군부가 키프로스 합병을 시도하다 터키와 전쟁을 벌인 뒤 줄곧 긴장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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