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압수수색… 컴퓨터 하드디스크 압수
사실상 외국 여객기 ‘공중납치’로 반(反)정부 언론인 로만 프로타세비치를 체포해 국제 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는 벨라루스가 다른 독립 언론인을 또 붙잡아 조사했다. 자신에게 반대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AP통신과 미국 ABC뉴스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그로드노시(市) 경찰은 30일(현지시간) 온라인 뉴스 ‘흐로드나라이프’의 알렉세이 쇼타 편집장을 극단주의 혐의로 체포하고 자택 압수수색을 했다. 흐로드나라이프 측은 “쇼타가 가족들 앞에서 체포됐다”며 “극단주의 활동을 부추기는 정보 제품의 배포ㆍ제조ㆍ저장ㆍ운반을 금지하는 법에 따라 텔레그램 채널에 극단주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쇼타가 뉴스 웹사이트에 극단주의자로 인정할 만한 정보를 게시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쇼타는 몇 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석방됐다. 다만 자택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압수됐다. 호르드나라이프는 “쇼타 편집장은 이미 3월 19일 극단주의 정보를 전파한 혐의로 1만1,600벨라루스루블(약 511만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정부가 반정부 언론인을 체포한 것은 최근 1주일 새 최소 두 번째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23일 전투기를 동원해 그리스 아테네에서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향하던 아일랜드 국적기 라이언에어를 자국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킨 뒤 프로타세비치와 그의 여자친구를 체포한 바 있다. 지난해 실시된 대선을 부정선거라 부르며 반정부 시위를 조직한 혐의라고 당국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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