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델라웨어州 메모리얼데이 행사 참석
16일 미러정상회담 앞두고 푸틴 언급해 눈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메모리얼데이(31일ㆍ미국의 현충일)를 하루 앞두고 델라웨어주(州) 미군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수십 년째 매년 함께 했던 이 행사에서 그는 미군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그들의 애국심에 감사를 표했다. 특히 미군이 지키려던 가치가 민주주의와 인권이었다고 설명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정상을 힐난해 미국 ‘인권외교’ 재개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윌밍턴 인근 뉴캐슬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 기념식 연설에서 미군을 두고 “이 나라의 굳건한 중추”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여러분의 가족을 잃은 슬픔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안다”며 “그들은 우리를 위한 수호자였고 우리는 그들의 유산을 지켜나가야 할 수호자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은 46세 나이에 뇌암으로 목숨을 잃은 그의 장남 보 바이든 6주기 기일이기도 했다. 보는 델라웨어 주방위군 소속으로 이라크에 1년간 파병됐던 적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보는 복무 중 사망한 것은 아니지만 주방위군으로 이라크에서 1년을 복무했고 그것은 그의 생전 가장 자랑스러운 일 중 하나”라며 자신 역시 군인 가족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미군 추모 메시지를 전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한 것도 이례적이고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그는 “최근 시 주석과 두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며 “시 주석에게 우리는 전 세계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밝혔다.
또 “2주 후 (스위스)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인권 무시 같은) 권리를 남용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라고도 했다. 미군의 희생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고 남녀평등을 비롯해 인권의 중요성을 보호하려 했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6일 제네바에서 취임 후 첫 미러정상회담을 연다. 러시아 정부가 독살을 시도한 뒤 구속시킨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문제나 비판적 언론인 체포를 위해 다른 나라 민항기를 강제 착륙시켰던 벨라루스를 러시아가 감싸고 있는 상황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 해킹,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미러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회담이 열린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푸틴 대통령 겨냥 발언도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에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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