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승계를 준비 중인 한화그룹의 후계 구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간 그룹 내 역할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가 최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자리를 옮기면서 형제간 주력 분야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 모양새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태양광과 방위산업 등을 포함한 그룹 전반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금융을,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레저 사업을 각각 이어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가 이달 중순부터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 레저 그룹장(상무)을 맡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호텔과 리조트, 골프장, 레스토랑, 로얄새들 승마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다.
김동선 상무는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딴 승마선수 출신이다. 지난 4월에는 한국학생승마협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승마 선수 경험과 네트워크, 승마 관련 사업 경험 등을 살려 승마 및 신사업 모델 개발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김동선 상무가 한화에너지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소속을 옮기면서 3형제에 대한 승계 작업이 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방산과 화학, 태양광, 우주사업 등은 장남 김동관 사장이, 금융계열사는 차남 김동원 전무가, 레저ㆍ서비스ㆍ건설 사업은 삼남 김동선 상무가 각각 담당하는 방식으로 경영이 분리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다만 3형제로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배구조 정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지분 22.7%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데,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4.4%, 김동원 전무와 김동선 상무는 각각 1.7%로 지분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은 ㈜한화와 3형제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이중 지주사 체제를 그리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상단에 위치하는 식으로 지배구조가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작업이 완수되기까지는 상당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선 상무의 자리 이동으로 3형제의 역할 분담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긴 했다”며 “하지만 승계 작업용 실탄 마련을 위한 한화종합화학 상장 등 지배구조 정리 작업을 고려한다면 경영권 승계가 단시일 내에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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