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가 권선징악의 변주를 넘나들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여기에는 배우 이제훈과 김의성, 이솜 등 주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됐다.
29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에서는 김도기(이제훈)이 자신의 모친을 살해한 진범을 두고 용서와 복수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이날 방송에서 김도기는 사적 복수가 악당을 교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난 진범에 대한 분노로 괴로워했다. 진범인 오철영(양동탁)은 김도기의 모친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장성철의 부모를 죽인 범인이기도 했던 것. 이후 김도기는 어머니의 납골당을 찾았다. 이에 장 대표(김의성)은 "인생이 참 아이러니하다. 복수를 포기하려는 순간 진범이 나타났다. 이제 와서 그놈을 죽인다는 건 자비를 베푸는 것이다. 나도 너처럼 복수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욕망이 날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네가 더 잘 안다"고 위로했다.
이후 김도기는 오철영을 찾아가 그의 아들을 언급하며 협박했다. 이에 결국 오철영은 김도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강하나(이솜)은 김도기 체포를 포기했다. 백성미(차지연) 일당이 검찰에 넘어가면서 무지개 운수의 체포가 예상됐지만 강하나는 김도기의 소신을 존중하며 "김도기 씨는 그럴 만한 가치 있는 사람이다. 법이 완벽하지 않다는 거 안다. 그때부터 우리가 놓친 사람들 지켜줘서 고맙다"고 이유를 밝혔다.
극 말미 또다시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며 각자의 삶을 살았던 무지개 다크히어로즈가 다시 모였다. 또 검사 강하나까지 합류, 무지개 다크히어로즈의 또 다른 시작을 암시하며 '모범택시'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처럼 마지막까지 사적 복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며 '모범택시'는 막을 내렸다. 초반 각종 논란에 휩싸였지만 방송 내내 뜨거운 화제성과 시청률을 선보였다. 먼저 주요 배역을 맡았던 그룹 에이프릴 이나은의 중도하차가 '모범택시'의 순항을 저지했다. 당시 이나은은 그룹 내 왕따 의혹 제기로 인해 '모범택시'에 하차했고 표예진이 급하게 투입됐다.
SBS 드라마에 빈번히 제기되는 가학성 논란도 있었다. 극 초반 지적장애 여성을 물고문, 성착취 암시 장면이 담기면서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방송 이후 대중은 19세 이상 관람가로 편성됐음에도 지나쳤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또 작가가 방영 도중 교체되는 해프닝이 불거졌다. '모범택시' 측은 작가와 연출진의 견해 차이를 이유로 오상호 작가의 하차를 알렸다. 10회까지 함께 진행한 오상호 작가의 하차 발표는 이례적인 것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후 이지현 작가가 11회부터 집필을 맡았다.
이처럼 잡음이 꾸준히 이어졌지만 '모범택시'의 화제성은 뜨거웠다. 전작이었던 '펜트하우스2' 효과보다는 작품 고유의 매력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모범택시'는 1회 시청률 10.7%로 시작한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5월 9일에는 전국 15.4%, 순간 최고 시청률 18.6%를 기록하며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공중파 드라마들이 1%대에 머무르는 점을 감안한다면 성공적인 결과물이다. 종영을 앞두고 최종 빌런들의 처벌이 이뤄지면서 시청률은 더욱 상승했다.
특히 마지막 회는 전국 15.3%, 순간 최고 시청률 18%를 기록, 주간 미니시리즈 1위를 수성했다. 이는 SBS 역대 금토드라마 중 '펜트하우스2', '열혈사제', '스토브리그'에 이어 4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모범택시'의 강점은 그간 익숙했던 권선징악식 스토리텔링에서 새로운 것을 창출했다는 것이다. 사적 복수라는 낯선 소재를 에피소드식으로 구성하며 보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법망을 교묘히 피한 범죄 가해자들에 한정된 복수인 만큼 정의를 담은 메시지들이 전달됐다. 이제훈의 올라운드 캐릭터 쇼 역시 보는 이들의 박수를 자아냈다.
한편 29일 종영한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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