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호밀밭의 파수꾼' 800만원에 판 혐의?
재판부 "대작 여부 증명 안 됐다" 무죄 판결
다른 사람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대작(代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가수 조영남(76)씨가 추가 기소된 사건의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박노수)는 28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2011년 '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제목의 대작을 자신이 그린 것처럼 속이고 A씨에게 800만 원에 판매한 혐의로 2018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신원을 알 수 없는 미술 전공 대학생이 조씨 대신 그림을 그린 것으로 판단했으나, 1심은 조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2016년 6월 대작 논란으로 처음 기소됐으나,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단을 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1심은 조씨가 아닌 성명불상 미술 전공 대학생이 그림 대부분을 그렸다는 공소사실의 전제가 증명이 안 됐다며 무죄를 선고했다"며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수긍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설령 조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 사건 그림에 일부 관여했더라도 조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결과 같이 미술작품 거래에서 친작(親作)인지, 보조자를 사용해 제작된 것인지 여부는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제반 요소의 하나일 수 있지만 작품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람의 작품에 자신의 성명을 표시한 경우가 아니라면 제작과정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기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재판이 끝난 뒤 "우리나라에 현대미술이 살아 있다는 점을 일부분이라도 증명한 것에 대해 스스로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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