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95.1%로 임기 7년 연장?
투표 전부터 정당성 문제 제기
10년 내전 국민 빈곤 나몰라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압도적 지지로 4선에 성공했다. 임기 7년을 더하면 총 28년 간 시리아를 철권 통치하는 셈이다. 하지만 선거가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데다, 국민 절반이 난민으로 전락한 ‘10년 내전’의 폐해를 수습할 생각은 않고 독재에만 급급해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함무다 사바그 시리아 의회 의장은 이날 아사드 대통령이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득표율 95.1%로 당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4년 대선 때 득표율(88%)보다도 7%포인트 높다. 경쟁 후보인 압달라 살룸 압달라 전 국무장관과 야권 지도자 마흐무드 마레이의 득표율은 각각 1.5%, 3.3%로 집계됐다. 유권자 1,800만명 중 1,420만명(78.66%)이 투표에 참여했다. 아사드는 당선 확정 뒤 페이스북을 통해 “열렬한 애국심을 보여준 시리아 국민께 감사하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0년 정권을 잡은 아사드는 이제 적어도 28년 동안 대통령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부친 역시 2000년 숨질 때까지 30년 간 시리아를 통치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야권 후보 2명은 사실상 들러리나 다름 없었고, 반군이 장악한 북부지역 주민 600만명은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도 이번 대선을 감독하지 못한 점을 들어 시리아 내전 해결을 위한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희망을 얘기한 아사드의 공약과 달리 시리아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내전에 돌입한 시리아는 러시아, 터키 등이 개입하면서 국제 대리전으로 번져 여전히 사태 해결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38만8,000여명이 숨졌고 시리아 인구 절반(1,100만명)은 해외를 떠돌고 있다. 그럼에도 아사드 정부는 “국가 기능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며 비참한 현실을 애써 부인하고 있다. 또 미국의 제재 강화에 동맹국인 러시아ㆍ이란의 지원도 뜸해지면서 국민 80%가 빈곤에 시달리는 중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