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자전적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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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차르트의 자전적 음악

입력
2021.05.28 04:30
수정
2021.05.2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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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죽음과 삶의 숭고함' G 단조

편집자주

major(장조), D minor(단조)… 클래식 곡을 듣거나, 공연장에 갔을 때 작품 제목에 붙어 있는 의문의 영단어, 그 정체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음악에서 '조(Key)'라고 불리는 이 단어들은 노래 분위기를 함축하는 키워드입니다. 클래식 담당 장재진 기자와 지중배 지휘자가 귀에 쏙 들어오는 장·단조 이야기를 격주로 들려 드립니다.

모차르트의 자전적 조성 G 단조.

C 단조(본보 5월 14일자 21면)가 베토벤의 운명을 상징한다면, G 단조는 모차르트의 굴곡진 삶을 집약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대체로 낙천적이다. 공식 기록된 그의 교향곡 41개 가운데 단조로 된 작품은 2개(25번, 40번)밖에 없는데, 모두 G 단조로 작곡됐다. 모차르트에게 단조는 희소한 음악이었다. 그래서 특별하다.

2017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파미나 공주(왼쪽ㆍ소프라노 양귀비)가 타미노 왕자를 향해 '아! 그것이 사라졌다는 게 느껴지네'라는 제목의 아리아를 부르고 있다. 왕자의 사랑이 변했다고 생각한 공주의 슬픔이 담긴 노래로, G 단조로 작곡됐다. 예술의전당 제공

지중배 지휘자(이하 지): 영화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라이벌'로 묘사된 작곡가 살리에리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모차르트, 용서해 주게! 자네를 죽인 건 바로 날세.' 이 충격적인 대사 뒤로 강렬한 '당김음(싱커페이션)' 연주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데, 절망과 역동적인 감정이 드러난다. 모차르트 교향곡 25번이다. 교향곡 40번과 함께 G 단조로 작곡돼 '작은 G 단조 교향곡'으로도 불린다. 모차르트가 처음 쓴 단조 곡으로, 그의 음악적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당시 궁정악사로 일하던 모차르트는 자신의 고용주인 대주교의 입맛에 맞게 곡을 쓰느라 자괴감을 느끼곤 했다. 25번에는 그런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은 작곡가의 갈망과 열정이 담겨 있다.

장재진 기자(장): 25번을 썼을 때 모차르트 나이는 17세였다. 이른바 '질풍노도'의 시기다. 게다가 오스트리아의 작은 도시 잘츠부르크를 벗어나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수도 빈의 궁정에서 일하길 희망했으나 좌절을 맛본 때이기도 했다.

: '큰 G 단조 교향곡'인 40번은 모차르트 최후의 교향곡 중 하나로, 35세 나이로 숨을 거두기 3년 전인 1788년 작곡됐다. 직전에는 큰 버팀목이었던 아버지가 죽었다. 경제적으로 궁핍했고, 아내 콘스탄체와의 결혼 생활도 순탄치 못했다. 생의 가장 깊고 어두운 불행이 모차르트를 강타한 시절 쓰인 곡이라는 점에서 40번은 특히 자전적인 성격이 강하다.

: 모차르트는 병으로 고통받는 아버지가 죽기 직전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죽음이란 우리 삶의 마지막 목적지이며, 참된 벗'이라고 썼다. 아버지의 죽음을 직감한 아들의 절절한 위로였다. 모차르트는 편지를 쓰고 나서 현악5중주 4번(K. 516)을 작곡했는데, 마찬가지로 G 단조로 만들어졌다. 이렇듯 G 단조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 죽은 자를 위한 미사곡 '레퀴엠'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개 곡으로 구성된 모차르트 '레퀴엠'에서 '지엄하신 왕이여' '주 예수 그리스도' 등 주요 곡은 G 단조다. 모차르트 작품을 지휘하다 보면 아무리 밝은 곡이라도 어딘가 모르게 아련함이 느껴진다. 웃고 있지만 그 표정에는 삶의 무게가 감춰져 있다. 모차르트 음악에서 두드러지는 과장된 행복감은 슬픔과 함께 동전의 양면이었다.

: '러시아의 모차르트'로 불렸던 프로코피예프는 그의 대표작 피아노 협주곡 2번을 G 단조로 지었다. 모차르트 교향곡 25번처럼 과감한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색채를 강하게 부여했다. 8월 1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공연할 예정이다.

지중배 지휘자. 더브릿지컴퍼니 제공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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