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SK텔레시스에 유상증자해 SKC에 손해"
'분식회계' 안승윤 SK텔레시스 대표도 재판에 넘겨
최태원 회장은 서면조사… 증거 불충분 입건 못 해
검찰이 900억 원대 배임 혐의로 25일 불구속 기소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연합뉴스
‘SK그룹 2인자’인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신원(69) SK네트웍스 회장 사건에 연루돼 25일 재판에 넘겨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최신원 회장과 조 의장 등과의 공모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해 입건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전준철)는 이날 조 의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의장은 SKC 이사회 의장이던 2015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700억 원을 투자해 SKC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의장에게 SK㈜ 재무팀장이던 2012년에 SK텔레시스 유상증자 과정에서 SKC가 199억 원을 투자하게 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SK텔레시스 대표였던 최신원 회장과 조 의장이 공모해, 자본잠식 등으로 회생 불가능 상태였던 SK텔레시스가 SKC 사외이사들에게 경영진단 결과를 알리는 대신, 자구 방안 등을 허위·부실 기재한 보고자료를 제공해 제대로 된 투자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검찰은 2015년 SK㈜ 재무팀장이었던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와 최태은 전 SKC 경영지원본부장도 개입한 것으로 보고 함께 재판에 넘겼다. 조 대표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결국 피의자로 전환돼 기소됐다.
안승윤 SK텔레시스 대표는 분식회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안 대표는 2015년 SK텔레시스 유상증자 과정에서 수립한 사업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되자, 지난해 초 152억 원의 자산을 부풀리거나 지출 비용을 줄이는 수법으로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SK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의 범행 가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달 17일 서면으로 참고인 조서를 받았다. 2015년 유상증자 당시 수감 중이었던 최 회장의 접견 기록도 확보해 검토했지만, 최 회장이 SKC 유상증자 참여를 사전에 승인한 점만 확인됐을 뿐,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보고 받은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다.
SK 측은 그동안 "SKC 유상증자 덕분에 SK텔레시스가 흑자로 돌아선 만큼 통상적 경영활동으로 봐야 한다"고 밝혀온 터라, 향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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