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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 40.7%만 꾸준히 혈압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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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 40.7%만 꾸준히 혈압 측정

입력
2021.05.25 16:45
수정
2021.05.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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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혈압' 꾸준히 재야 혈압 변동 제대로 알아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가운데 40% 정도만이 혈압을 꾸준히 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가운데 40% 정도만이 혈압을 꾸준히 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중 40.7%만이 고혈압을 관리하기 위해 꾸준히 혈압을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헬스케어 브랜드 한국오므론헬스케어가 ‘5월 혈압 측정의 달’을 맞아 가정에서의 혈압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전국 30~69세 고혈압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 조사 결과, 고혈압 환자들이 평소 혈압을 관리하기 위한 건강 관리 방법으로는 ‘운동(63.3%)’이 가장 많았고, 고혈압 약 복용(57%), 식습관 조절(51.3%)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가정에서도 꾸준히 혈압을 측정한다’고 답한 사람은 40.7%에 그쳤고, 가정용 혈압계를 사용하고 있는 201명 중 매일 혈압을 측정하는 사람은 11.4%에 불과했다.

가정 혈압의 정확도를 묻는 질문엔 ‘정확하지 않다(28.7%)’거나 ‘잘 모르겠다(25.3%)’ 등 부정적으로 답한 사람이 60.7%이었다.

가정 측정 혈압이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한 이유로는 ‘병원용 혈압계만큼 정확하지 않을 것 같아서(41.5%)’ ‘평소 병원 혈압과 가정 혈압 간에 차이가 많이 나서(32.1%)’ ‘의사나 간호사 없이 직접 측정한 결과여서(21.7%)’ 등을 꼽았다.

아울러 백의(白衣)고혈압(평소 혈압을 측정하면 정상이지만 흰 가운을 입은 의사 앞에서는 불안ㆍ긴장으로 혈압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나 가면(假面) 고혈압(병원에서 혈압을 재면 정상이지만 집에서 재면 높아지는 현상)처럼 상황에 따라 혈압이 일시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44.7%에 불과했다.

병원에서의 고혈압 진단 기준과 가정에서의 진단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고작 11.7%에 그쳤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혈압은 측정 당시 환자 상태에 따라 측정값이 다르게 나올 수 있기에 가정 혈압을 꾸준히 측정해야 자신의 혈압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했다.

◇‘가정 혈압’ 측정해야 혈압 변동 제대로 알아

최근 대한고혈압학회 소속 가정혈압포럼에서 ‘가정 혈압 관리 지침’을 내놨다.

가정 혈압은 진료실 혈압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없는 백의 고혈압, 가면 고혈압 등을 판단해 고혈압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특히 가정 혈압은 24시간 측정하는 ‘활동 혈압’보다 혈압 변동성을 평가하기에 적절하며, 고혈압에 따른 장기손상 및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15~30분 간격으로 반복해서 혈압을 측정한 후 평균치를 구하는 활동 혈압이 있지만 개원가에서는 측정이 어려워 활용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

또한 진료실 혈압 측정만으로 놓칠 수 있는 ‘아침 혈압’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환자 스스로 자신의 혈압 수치를 인지함으로써 약물 순응도를 개선해 혈압 조절률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가정 혈압으로 측정된 혈압은 진료실 혈압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더 잘 예측한다. 최근 개정된 미국, 유럽, 일본 및 우리나라 고혈압학회의 고혈압 진료 지침에서는 고혈압 환자 진단ㆍ치료에 진료실 외 혈압 측정, 특히 가정 혈압의 활용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가정 혈압 관리 지침에서는 가정 혈압을 정확히 측정하려면 인증된 혈압계로 표준화된 방법으로 측정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우선, 측정 30분 전 카페인 섭취, 운동, 흡연, 목욕, 음주를 삼간다. 둘째, 아침 혈압은 아침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용변을 본 후 식사를 하기 전, 그리고 아침 혈압약을 복용하기 전에 측정한다.

셋째, 저녁 혈압은 취침 1시간 이내에 측정한다. 넷째, 모든 혈압은 앉은 상태에서 측정하며 1~2분간 안정을 취한 뒤 1~2분 간격으로 2번씩 측정한다.

다섯째, 가능하면 맨 팔 위로 커프를 감고 측정하는 것이 좋으나 옷이 얇으면 옷 위로 커프를 감고 측정해도 괜찮다. 여섯째, 고혈압을 처음 진단할 때는 적어도 1주일 동안 혈압을 측정하며, 치료 결과 평가 시 가능한 한 오랫동안(적어도 외래 방문 직전 5~7일간) 혈압을 잰다.

가정 혈압은 가능한 한 오랜 시간을 두고 혈압을 자주 측정해야 합병증 예측에 오차가 적다. 일본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병력이 없는 40세 이상 1,500명의 일본인을 조사한 결과, 가정 혈압을 평균 25번 측정한 경우 수축기(최고) 혈압이 10㎜Hg 상승할 때마다 뇌졸중 위험이 35% 올라갔다. 반면, 2일 동안 측정한 경우 수축기 혈압이 10㎜Hg 상승할 때마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20% 올라갔다. 혈압을 많이 측정할수록 뇌졸중 위험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준다.

혈압을 자주 측정하기 어려우면 최소한 진료 전 5~7일 동안 측정된 가정 혈압 수치가 임상적인 활용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가정 혈압을 표준화된 방법으로 측정할 때 평균 혈압이 135/85㎜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이미 치료 중인 고혈압이라면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으로 정의한다.

평균 혈압이 135/85㎜Hg 미만이라도 아침에 측정한 혈압이 135/85㎜Hg 이상이면 아침 고혈압으로 정의한다. 아침 혈압 조절이 안 되면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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