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특수에 그린피 일방적 인상?
카트 사용료 캐디피까지 동반 상승
제주도의회 "입장료 심의위 필요"
경북 골프장도 입주민 반발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역대급 특수를 누리고 있는 국내 골프장들의 배짱 영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제주지역 골프장의 경우 그린피(입장료)를 최대 20% 넘게 올린 반면, 제주도민 할인 혜택은 슬그머니 폐지하거나 대폭 줄여 도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경북의 한 골프장은 택지분양 입주민들과의 당초 약속을 어기고 그린피를 일방적으로 인상해 주민들의 집단 반발을 사고 있다.
제주도의회 포스트코로나대응 특별위원회는 24일 도의회 소회의실에서 ‘바람직한 제주지역 골프산업 정립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세금혜택 등 정책적 배려를 받고 있는 제주지역 골프장들이 코로나19 특수를 이용해 도민들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제주지역 대중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주중은 13만5,000원, 토요일(주말)은 16만8,600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5월보다 1년 사이 주중 그린피는 23.8%, 토요일은 15.8% 각각 오른 것이다. 제주지역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평균 그린피 역시 대폭 인상됐다. 지난해 5월 가격에 비해 주중은 22.9%, 토요일은 16.9% 인상됐다.
카트 사용료와 캐디피도 일제히 올렸고, 제주도민을 유치하기 위해 제공했던 도민 할인 혜택도 폐지하거나 대폭 줄였다. 일부 골프장들은 주중 요금을 적용하던 금요일 오후 요금을 휴일과 1만~2만 원 차이 수준까지 은근슬쩍 올려 받고 있다. 이처럼 제주도 골프장들은 자기 잇속을 채우면서도 지방세 체납은 여전하다. 제주지역 골프장의 지방세 체납액은 2018년 187억 원에서 2019년 247억 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특수에도 242억 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강성민 도의원은 “골프관광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동안 제주도 골프장들은 많은 혜택을 받아 왔다”며 “하지만 사회적 책임 이행은 내팽개친 채 도를 넘는 영업 행태를 계속하고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도 골프장들의 배짱 영업을 개선하기 위해선 ‘골프장 입장료 심의위원회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북의 한 골프장은 그린피 인상으로 인해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예천군 한맥골프장 내 택지분양(골프빌리지) 입주민들에 따르면, 한맥골프장은 최근 입주민들에게 내달 1일부터 3만 원인 그린피를 5만 원으로 66%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토지분양 당시 부대시설 이용 계약서에는 ‘그린피 3만 원’으로 명시돼 있었고, 당시 골프장 측은 이런 장점을 내세워 180여 필지를 성공리에 분양했다.
일부 입주민들은 "코로나19 여파로 호황인 한맥 측이 이용객이 급증하자 이윤 극대화를 위해 계약서마저 무시한 채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맥컨트리클럽 측은 이에 대해 “골프장 영업개시 후 현재까지 일반 고객의 입장 요금은 물가인상률 및 코스관리비용 증가를 감안해 매년 올려 올해까지 60~70% 인상했으나, 입주민 입장요금은 12년 전 금액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그린피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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